매일신문

<인도에서 거지는 최고 직업(?)>

인도는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뉴델리 인근의

산업단지인 노이다에서도 거지를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노이다는 떠오르는 인도 경제의 얼굴이고 외국 바이어들의 왕래도 잦은

곳이라 거지떼가 특별히 볼썽사나운 것도 사실.

이에 노이다 경찰은 최근 구걸하다 적발되면 첫번째는 직업을 제안하고 두번째

다시 걸리면 감옥에 집어 넣는다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문제는 대부분의 거지들이 힘든 노동일보다는 구걸이 상대적으로 쉽고 돈벌이도

더 잘 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

거지들은 경찰이 집요한 설득에 일단은 직업을 갖기로 동의하지만 며칠도 안돼

때려 치우고 다시 거리로 나서기 일쑤다.

거지생활을 천직으로 여기는 라무의 설명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구걸한 돈을 주인에게 갖다주면 '수금'한 액수에 따라 보통 하루에 50-100루피

를 받는다. 그러나 공장에서는 시간외 근무를 해도 하루에 50루피를 벌기 어렵다.

구걸은 노동강도가 약하고 근무시간도 짧은 반면 수입은 더 짭짤하다"

노이다 19번 교차로에서 구걸로 생계를 연명하고 있는 한 가족은 5명의 식구가

아침부터 정오까지 무려 500루피를 벌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구걸해 모은 돈으로 자신들이 사는 빈민촌인 비하르에서 조그만

땅까지 살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인 쿠마르의 설명.

그는 "경찰에 붙잡히지 않으려고 수시로 '일터(?)'를 바꾸고 있다. 경찰이 이같

은 '악법'을 시행하기 전에는 뉴델리보다 노이다가 구걸하기에 훨씬 안전했는데...

그 시절이 그립다"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편 노이다 경찰은 역내 거지들의 불평불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근절하기 위

한 노력에 고삐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5일 "모든 거지들에게 직업을 가질 기회를 제공하고 상습범은 반

드시 감옥에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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