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계절이다.
폭염 속에 떠나는 자와 돌아오는 자가 뒤섞인 국제공항에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 정신이 충만한 젊은 배낭족을 만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들의 듬직한 어깨에서 한국의 밝은 미래를 본다.
이제 우리는 지구촌 한울타리 속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앨빈 토플러 등 많은 학자들은 21세기를 지식정보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일본의 노나카 이쿠치로는 지속적인 지식창출과 혁신만이 경쟁우위를 보장받는 사회라고 정의하였다.
지식정보사회가 급진전되면서 '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구호속에 지방의 세계화를 의미하는 세방화(glocalization) 현상이 국내외적으로 확산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국제화사업은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이제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하여 경쟁력 있는 자원으로 재생산하고 지역 이미지 제고와 경제적 자원으로 만드는 역량적 우위요소를 개발하여 지식자산을 만들어내지 않고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문화자산을 토대로 외국인을 위한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 홍보뿐만 아니라 관광, 통상 등 경제적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안동시의 '템플스테이(Temple Stay)'는 대표적 성공 사례다.
한국도자기의 세계진출 전기를 마련한 '경기도자비엔날레', 갯벌을 이용한 보령시의 '머드축제', 세계적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 등도 좋은 예다.
농촌지역의 경우 자연적, 문화적 자원에 기초한 쾌적성(어메니티, amenity)을 활용한 전남 함평군의 '나비축제', 강원 평창군의 '효석문화제' 등은 성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국제화 이벤트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 단체장의 전시성 행정의 표본이라는 비판이 있어 왔다.
그러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당수 이벤트는 저절로 도태되지 않았는가. 지방자치단체가 지식자원으로서 문화컨셉을 발굴하고 문화인프라를 구축하여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어우러짐과 알림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세계인에게 지역과 국가의 매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국제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한 전문 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지방공무원법 개정을 통하여 외국인을 채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국제화 능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안동시의 경우 캐나다, 중국, 일본 출신 원어민을 채용하여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투입하였고 부산시는 외국인 5명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하여 국제협력, 관광진흥, 공무원 외국어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투자유치단장에 다양한 국제업무 경험을 가진 민간기업 출신을 영입하여 외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자와 외국기업의 유치를 위해서는 산업기반시설의 정비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불편함이 없도록 교육, 의료, 주거 등 생활환경을 잘 갖추어 주어야 한다.
최근 DKIST(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의 외국 연구진 자녀 등을 겨냥한 대구시의 동구 봉무동 패션어패럴단지내 외국인 학교 설립 추진 발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열린 시대, 네트워크 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 국제화는 지역활성화의 또 다른 대안인 동시에 생존전략이다.
이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첫째, 선택과 집중, 선점과 차별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남이 다 하는 것을 뒤따라가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둘째, 지역 마케팅 차원의 국제교류사업 추진이다.
새로운 지역 이미지를 만들고 지역 상품과 자원을 세일즈하기 위해서는 신뢰에 바탕을 둔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
셋째, 민간 주도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일관성과 지속성을 갖기 어려운 관 주도보다 국제교류의 궁극적인 주체와 수혜자인 지역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능동적 참여를 관에서 뒷받침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에릭 시갈은 '높이 나는 자만이 멀리 볼 수 있다'고 했다.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식견을 끌어 올리자. 그리고 밀려오는 거대한 물결을 두려워 하지 말자. 이 물결을 또 다른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김만제 (사)낙동경제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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