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테네 대 주이소"...114, '올림픽 심야곤욕'

'아테네에 있는 이원희 좀 바꿔주이소.'

열대야에 이어 올림픽때문에 밤잠을 못이루는 시민들이 늘면서 '114 전화 안내원'들이 곤욕을 겪고있다.

열대야가 지속될 때는 야식 배달업체의 전화번호 문의와 짓궂은 장난 전화가 새벽까지 폭주했는데, 열대야가 지나고 올림픽이 시작되자 우리 선수의 집 전화번호나 메달 수여 여부 등을 묻는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

114운영업체인 한국인포데이타 대구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에 걸려오는 하루 평균 30여만건의 114 안내 전화 가운데 30% 정도는 전화번호 안내와 아무런 관계없는 엉뚱한 전화가 차지하고 있다.

안내원 김지혜(28.여)씨는 "지난주까지는 연이은 찜통더위로 밤시간에 음식배달점을 찾는 전화가 많아 진땀 흘렸다"며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대표선수를 바꿔달라는 장난전화에서 부터 점수 및 메달 획득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빗발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전화는 그래도 점잖은 편. 밤잠을 못이루는 일부 시민들은 안내원과 폰팅(?)을 하려는 일도 적지않아 안내원들을 당혹케 하고있다.

안내원 류공주(27.여)씨는 "동료들중에는 이때문에 한번이라도 울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라며 "또 심야에 출장안마, 자갈마당, 성인용품점 등을 안내해 달라는 분이 많은데 이런 곳은 전화번호 리스트에 올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애를 많이 먹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목마르지예' '곧 망할 칼국수' '우리집 꽃집이다' 등 발음이 어렵거나 특이한 상호를 가진 업소들이 늘어남에 따라 114 문의가 '장난 전화인지, 진짜 문의 전화인지' 구분이 쉽지않은 것도 안내원들의 새로운 애로 사항이다.

한국인포데이타의 박현오 대구본부장은 "114안내원이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을 묻는 시민들이 많아 불필요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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