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경·참배보다 선행 실천 더욱 보람"

대구 청룡사 주지 보성스님

"불교 경전을 많이 읽고 참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으로 실천하는 게 더 보람있지요."

자신을 위하기보다 남에게 자비행을 실천하고 있는 보성 스님. 15평 남짓한 한옥을 개조해 만든 청룡사(대구시 남구 대명5동 새마을금고 뒤쪽)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그는 "보기에 화려하고 규모가 큰 절은 아니지만 비 안 샐 정도면 족하다"며 "절을 넓히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스님이 불가에 귀의한 것은 32세 때 죽을 고비를 넘긴 뒤부터. 교통사고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입원 한 달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다시 살아난다면 부처님을 믿고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고 한다.

출가 후 염불, 참선, 경전공부 등 스님이 가야 할 여러 갈래 중 봉사활동의 길로 들어섰다고.

1998년 이곳에서 포교를 시작한 보성 스님은 넉넉지 않은 절 형편이지만 다양한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

4년째 65세 이상 어르신 무료효도관광과 홀몸노인 가정에 적은 돈이지만 매월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다.

홀몸노인 생계비 지원은 청룡사 신도 14명으로 결성된 '자비회' 회원들이 매달 조금씩 모은 돈으로 지급한다고. 재정이 넉넉해지면 1년에 1가정씩 혜택을 늘려갈 계획이다.

올 1월부터는 매주 토요일 대구역 광장에서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도 베풀고 있다.

이 무료급식에는 대명5동 동사무소의 행정적인 지원과 신도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봉사가 있었다고 한다.

보성 스님은 "100여명의 노숙자가 비록 한끼이지만 맛있게 먹고 간다고 인사하거나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요즘 스님은 올해 처음 여는 경로위안 문화예술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 10월 7일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대구경북 지역 어르신 2천여 명을 초청해 경로효친사상을 북돋우고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화합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장애인 목욕봉사와 초.중학생 장학금 지급도 계획하고 있다"는 보성 스님은 "언제나 불우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대승불교 사찰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흉악한 범죄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공범입니다.

자기만 위하는 이기주의를 탈피해 진정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