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장 역동적이고 아름답게 담아내겠습니다.
"
척박한 문화토양의 대구에서 4년째 고집스럽게 격월간지 '일하는 멋'을 발행하고 있는 김진보(金眞甫.37)씨. '일하는 멋'은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잡지.
그는 "처음 잡지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돈 안 되는 일'을 왜 하느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발행하겠다는 독자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에 여러 간행물이 생겨났지만 창간 후 채 6개월도 안돼 폐간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습니다.
서민들 삶의 애환을 대변하는 대구의 대표 잡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
김씨가 잡지출판에 뛰어든 것은 글 쓰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만나면서부터. '일하는 멋'의 편집장이기도한 아내가 상업적인 내용을 배제한 순수 문화교양지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결혼과 동시에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 4년 동안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다녔다"며 "그들의 땀과 멋을 세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잡지의 한가지 철칙은 '바쁘다'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는 것. 독자들의 제보가 접수되면 언제든지 뛰어가 만날 수 있는 시간과 힘을 비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중한 목소리와 귀한 땀방울을 글과 사진 속에 담는 것이다.
'일하는 멋'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름에 걸맞게 지금까지 소개된 인물만도 1천300여명. 청소부 아저씨, 자장면집 주인, 시장터 사람들, 바닷가 뱃사람, 구두닦이 부부, 화가, 문인, 도예가, 아버지에게 신장이식 한 아들, 발가락 시인, 전문직 종사자 등 온갖 사람들의 진솔한 사연이 담겨 있다.
또 소목장, 한지공예가, 누비장, 지승공예가, 도자기공예가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인물을 통해 한국인의 솜씨를 조명했다.
특히 김씨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전시회도 2년째 열고 있다.
'함께 웃음 함께 나눔'난을 통해 예술가들의 그림, 공예 등 작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백혈병 어린이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것.
김씨는 "IMF로 전업작가들이 상당히 어려울 때 지면을 할애해 작품을 소개했다"면서 "돈보다 고집스럽게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대구.경북 작가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준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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