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은 농부들 마음 위에서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데굴데굴 굴러가게 하라.
그리하여 섬돌 아래에서 사발로 줍게 하라.
튕겨낼 듯 댓가지 휘고 있는 가을 과일들도
그 꽉 찬 결실만 생각하며 따게 하라.
혹 깨물지 못할 쭈그린 얼굴이 있거든
그것은 저 빈 들녘의 허수아비 몫으로만 남게 하라.
더 이상 지는 잎에까지 상처받지 않고
푸른 하늘과 손잡고 가고 있는 길 옆 들국화처럼
모두가 시인이 되어서 돌아오게 하라.
김영남 '모두가 들국화 시인이 되게 하라'
가을엔 누구나 시인이 되어 잃어버린 시간 저 편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립다 그립다 편지 쓰고싶다.
모두가 들국화 시인이 된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정녕 그대가 시인이려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데굴데굴 굴러가서 사발로 줍는' 알밤으로 바꾸어 만져볼 줄 알아야 하고, 푸른 하늘과 손잡을 수 있는 높은 키의 꿈꾸기를 마음 깊이 간직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외로움을 구부려 들녘 가득 향기를 만드는 청정한 들국화가 되어야 한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장동혁 '변화' 언급에 입장? "함께 계엄 극복하고 민주당 폭주와 싸우는 것만이 대한민국·보수 살 길"
李대통령 "북한이 남한 노리나?…현실은 北이 남쪽 공격 걱정"
李대통령 "'노동신문' 접근제한, 국민 '빨갱이'될까봐서? 그냥 풀면 돼"
국힘 지지층 80% 장동혁 '당대표 유지'…중도는 '사퇴' 50.8%
한동훈 "김종혁 징계? 차라리 날 찍어내라…우스운 당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