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외면한 美國, 걱정 없다는 韓國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한국을 동맹국 명단에서 빠트린 것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일이다.

미 국무부가 "미 행정부와 무관한 정치행사에서 일어난 일로 한국 정부의 이해를 당부한다"는 해명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참여정부 들어 계속된 한미 관계의 불협화가 한 걸음 더 구체화된 징조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미국의 이 같은 대한(對韓)인식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아직도 한국민의 절대다수가 미국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여기고 있다.

과정이야 어떠했던 한국은 이라크 전쟁에 3천600명의 파병군을 보냈다.

그런 한국이 폴란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불과 수백 명의 파병군을 보낸 일본 덴마크 호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반미 성향이 불합리하고 근거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 일각의 드러나는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조용한 다수의 생각을 살펴 봐주는 것이 동맹국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특정 계층의 반미 성향을 한국민 전체의 의지로 파악해서는 곤란하다.

둘째 규모의 이라크 파병이 그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태도가 적잖이 작용했다.

반미를 부추기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주노선으로 공연히 미국을 자극한 결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우리에게 심각한 현실은 한반도 주변에 중국 일본 러시아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강대국들은 잠재적 위협 요인이다.

그 점에서 미국과의 협조는 한국의 활로와 직결돼 있다.

미국이 한국을 '준동맹' 국가로 매김하고 있는데도 개의치 않는다거나 5년 뒤 대등관계를 이룬다는 정부 반응은 공허하고 무책임한 소리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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