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파악은 끝났다. 내일부터 세계 랭킹 3위의 진짜 실력을 보라'
'슈퍼스타' 어니 엘스(남아공)가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5억원) 첫날 예상을 뛰어 넘는 혹독한 코스 세팅에 허를 찔렸다.
엘스는 9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2. 7천4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는 3개밖에 수확하지 못하고 보기 2개를 곁들여 1언더파 71타를 치는데 그쳤다.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50승을 올린 '황태자' 엘스는 PGA 투어 대회와 다름없는 좁은 페어웨이, 그리고 무성한 러프,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 코스에 내심 놀란 눈치였다.
스위스에서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한차례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대회 때 겪어본 코스가 아직도 생소한 듯 실수가 잦았다.
10번홀(파4)부터 경기를 시작한 엘스는 11번홀(파5.494야드)에서 두번째샷을 가볍게 그린에 올린 뒤 버디를 잡아냈지만 시원한 장타와 장교한 쇼트게임 기량에도 버디를 쉽게 보태지 못했다.
16번(파3)과 17번홀(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한 엘스는 후반 들어서도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엘스는 5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 바로 앞에 떨군 뒤 절묘한 로브샷으로 1m 버디를 잡아내더니 6번홀(파4)에서는 340야드의 장타를 폭발시켜 손쉽게 1타를 만회했다.
8번홀(파5)에서는 드라이브샷을 연못에 빠트려 위기를 맞았으나 홀 7m 거리의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1라운드를 언더파 스코어로 마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 우정힐스골프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려 '빅이지'의 부드럽고도 파워 넘치는 스윙에 거듭 찬사를 보냈다.
코스 적응이 될 됐다지만 엘스는 4언더파 68타를 쳐 단독 선두에 오른 헨드릭 버만(남아공)과 2언더파 70타로 나란히 공동2위에 오른 니코 반 렌스버그(남아공), 테리 필카다리스, 리처드 모어(이상 호주) 등에 이어 공동5위를 달렸다.
엘스는 "코스가 어렵다"고 운을 뗀 뒤 "코스를 어느 정도 파악했기 때문에 내일 성적은 더 좋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첫날 스코어에 만족한다"고 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코스 세팅이 더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한다면 2, 3라운드에서는 3언더파는 치겠다는 계산이다.
엘스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한국 프로골프의 간판 강욱순(38.삼성전자)는 가혹한 코스 여건 탓에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커녕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강욱순은 파3홀에서 두차례나 티샷을 연못으로 날려보내는 난조 끝에 4오버파 76타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강욱순은 "페어웨이가 아무리 좁아도 폭이 20야드는 돼야 하는데 가장 좁은 곳이 12∼13야드 수준이어서 티샷하기가 아주 어려웠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엘스, 강욱순과 함께 경기를 치른 나상욱(20.코오롱엘로드)도 버디 2개에 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에 그쳤다.
노장 최상호(47.빠제로)와 권오철(48)이 엘스와 같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5위를 달리는 기염을 토했고 스포츠토토오픈 우승자 모중경(33.모비스)도 공동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8년과 2001년 이 대회 챔피언인 김대섭(23.SK텔레콤)은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는 선전을 펼쳤지만 97년 우승자인 김종덕(43)은 6오버파 78타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한.일남자프로국가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 한국 승리에 기여가 컸던 위창수(32)와 장익제(31.하이트맥주)도 나란히 5오버파 77타로 부진했다.(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