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인과 유족을 평안으로 인도합니다"

장례학전공 서분희 교수

"현대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화되고 이에 맞는 적합한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도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장례절차뿐 아니라 시신 메이크업이나 복원술 등 유족의 요구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때입니다.

"

지역 대학에는 전공 학과조차 없는 생소한 '장례학'을 전공한 서분희(徐粉姬.44) 교수. 서울보건대와 대전보건대에 출강, 장례지도과 학생들을 지도하며 새로운 장례문화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이다.

서 교수는 1999년 전국에서 첫 개설된 서울보건대 장례지도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해 동국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장례전문 학사학위에 이어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것은 서씨가 처음인 셈.

그가 장례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시아버지가 물려준 장의운수업을 맡으면서부터. 8년 전 장의운수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자 장의운수회사의 난립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영업을 맡은 서씨는 장례식장 담당자와 접촉하면서 장의업 전반에 대한 실무를 배웠다.

그것이 계기가 돼 1999년 서울보건대에 장례지도학과가 생긴다는 말을 듣고 남보다 한발 앞서가는 삶을 살아보고 싶어 이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신 장례문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같이 입학한 학생 중에는 신학대 교수, 간호사, 수의사, 장례식장 종사자 등도 있었어요. 졸업생들은 현재 삼성서울병원, 현대아산병원, 부산영락공원, 수원 연화장 등에서 상례사(장례식 절차상담부터 시신안치, 염습, 발인 안내 등을 총괄하는 사람)로 활약하고 있고 대우도 좋아 취업 전망도 밝아요."

장례문화 중 서 교수가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죽은 사람의 얼굴 화장(化粧.메이크업)이다.

죽은 사람에 대한 화장은 장례식장에서 유족에게 사망자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볼 수 있도록 복원하는 데 필요한 화장품, 화장술, 색조의 배합을 연구하는 학문. 중요한 것은 무서워진 고인의 얼굴을 평안한 모습으로 재현해 충격과 고통에 놓여있는 유족의 마음을 위로하는데 있다.

서 교수는 "개방적인 장례문화를 가진 미국에서는 100년 전부터 시신화장술이 시행되고 있고 시신 전용화장품까지 나올 정도"라며 "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일부 장례식장에서 시신 화장을 서비스해 유족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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