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고공행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미공단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들까지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등 원가절감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는 등 올초 예상치보다 2배나 오르면서 석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코오롱·새한 등 화학섬유 업계는 물론 전자업계까지 덩달아 위기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고유가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 채산성이 크게 떨어지자 무급휴직제, 근로시간 조정 등 외환위기 당시의 제도를 재도입하고, 원가절감을 위해 '마른수건도 다시 짜는 식'의 짠돌이 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 화섬업체인 효성의 경우 원료값이 급상승하자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집중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불필요한 잔업과 전력손실을 줄여 인건비 등 비용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차원이다.
효성은 또 기존에 오후 8시까지 근무할 경우 5천원의 시간외 수당을 지급했으나 이를 밤 10시까지 연장하고 수당은 1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시간외 수당 지급기준을 변경했다. 수당 지급건 기준으로 20%가량이 줄었으며, 비용은 8%가량 감소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코오롱과 새한은 가동할수록 적자만 늘어가는 폴리에스테르 범용 원사의 가동을 아예 중단하거나 줄이고 스판덱스, 타이어코 등 등 수익성 높은 고부가 섬유제품이나 첨단 전자재료 생산 설비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LG필립스LCD가 최근 '세계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LCD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L2C 3020'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원가절감 운동에 들어갔다. 'L2C(Leadership in Cost Competiveness)'는 가격경쟁력에서 선두의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것과 '3020'은 매년 원가를 30% 이상씩 줄이면서 영업이익률을 30% 이상 달성해 경쟁사와의 이익률 격차를 20% 이상 벌린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무재고 시스템인 'JIT(Just In Time)제도'를 도입, 창고 보관비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물류센터의 사용을 중지했다. 대신 주요 부품협력사들로부터 실시간으로 부품을 조달받는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주력 수출품인 구미사업장의 반도체 휴대전화 등을 비행기로 수출해왔으나 최근 고유가로 항공운임이 상승하자 일부 품목을 선박 운송으로 돌려 물류비를 절감 하고 있다.
LG전자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원자재 구입비용이 2%, 20달러 오르면 4% 뛸 것으로 보고 강도높은 원가절감 혁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공단 관계자는 "생산외 비용도 절감하기 위해 청소 등을 용역 대신에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가 하면 기업체 대표가 직접 운전으로 출퇴근 하기, 휴식시간 형광등, 컴퓨터 끄기 등 각종 아이디어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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