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최근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간한 '2004 세계 인구 현황'을 다시 접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다. UNFPA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추계한 합계 출산율은 한국이 1.41명으로 세계 154개국 가운데 저출산 순위 26위였다.
이는 세계 평균 2.69명에 크게 미달할 뿐 아니라, 출산율이 낮은 것으로 인식돼온 선진국 평균 1.56명보다도 적은 것이다.
어린이는 미래다. 이런 추세면 머잖아 어린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농촌 마을에서 느끼는 암담함이 전국을 뒤덮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노령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선진국보다 현저히 낮은 출산율로는 선진국 문턱을 넘기 어렵다.
현재와 같은 경제.복지 수준조차 유지하기 어렵고 성장동력을 아무리 가동해도 보잘 것 없는 나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시각을 떠나서도 사회의 역동성과 진취성이 크게 침체한, 조락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다.
출산 기피 현상이 나타난 본질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 '무자식 상팔자'나 '적게 낳기' 풍조는 무턱대고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아이의 양육이 현재의 삶을 근본적으로 저해하거나,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환경적 요인이 있다. 보육, 교육, 안전, 노후문제 등 개인이 감당하기엔 비용과 희생이 너무 큰 장벽들이 일상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낳고 키우는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다.
금전적 지원보다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사회적 제도와 환경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있어야 한다.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이도,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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