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바람 불고 어둠 내려서 길 잃었네

나무야, 너는 굳센 뿌리로 대지를 움켜쥐고

팔 들어 별을 헤아리겠지만, 나는

네 뿌리 밑으로 노래의 씨를 묻는다네

길 잃은 슬픔 너무도 오래 사랑하여

슬픔이 한 꽃송이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나는

외로운 시간 너무도 오래 사랑하여

슬픔이 한 꽃송이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나는

나무야, 네 뿌리 밑으로 별의 푸른 밝음을 묻는다네

영영 결별 없는 사랑이 되기 위해

언 땅 위에서 아직도 집 짓지 못한 벌레의 집이 되고

동행 없어 외마디 비명으로 죽어 가는 바람의 친구가 되고

나는 이제 예감의 숲에

아프고 환한 노래의 씨를 묻는다네

배한봉 '나뭇잎의 말'

떨어지는 나뭇잎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떨어지는 나뭇잎에서 우리는 할 수 없이, 가이없는 이별과 정처 없는 헤맴과 생의 덧없음을 본다. 햇살을 모아 꽃을 피우던 꿈도, 바람을 불러들여 제 몸을 부풀리던 오만도, 하늘까지 타오르던 초록의 기상도 떨어진 나뭇잎에는 이제 없다. 시인은 떨어진 나뭇잎으로부터 '나는 이제 예감의 숲에/아프고 환한 노래의 씨를 묻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대가 떨어진 나뭇잎이라면 무슨 말하겠는가? 가을이 묻고 있다.

강현국(시인'대구교육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평양 무인기 의혹' 사건으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으며, 그의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는 재판이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서울에서 포항으로 향하던 KTX-산천 열차가 동대구역 인근에서 고장으로 인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승객들은 약 20분간 객실 안에서...
미국과 이란은 전쟁을 끝내는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하였으며, 이란은 핵 포기를, 미국은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