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美, 친환경 '녹색 공동묘지' 등장>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주(州) 시골 마을에 사는

보니 라미는 2년 전 숨진 남편 찰스의 시신을 집 근처 '친(親)환경 공동묘지'에 묻

었다.

자연을 사랑했던 라미 부부는 평소 삼림이 우거진 주변 애팔래치아 산맥 언덕들

을 오르내리며 수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겉치레 위주의 전통 장례식을 원치 않

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최근 환경 훼손을 극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녹색 매장법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 abc 방송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영국의 경우 이미 녹색 공동묘지가 200여개나 들어섰으며, 미국에서도 최근 사

우스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텍사스주 등지에서 친환경 공동묘지가 등

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자연 환경 훼손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녹색 매장법의 발상은 간단하다.

우선 망자의 시신을 방부 처리하지 않고, 금속이나 열대 지방의 단단한 나무로

만들던 관을 섬유류나 나무, 판자 등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물질로 대체하며, 관을

덮고 있는 흙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콘코리트 천장이나 봉분도 만들지 말

자는 것이다.

특히 묘지 표면을 (잔디 등을 심어) 깔끔하게 정비하는 대신 야생 식물과 꽃,

나무들이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해 묘역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최근 이같은 매장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장례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실익이 있는

것은 물론 ▲전통적인 매장 습관과도 배치되지 않으며 ▲방부제인 포름알데히드에

매일 노출되는 해부학자와 방부처리 전문가들 사이에 백혈병과 두뇌암이 증가하는

등 인체 유해 논쟁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매년 매장되는 수백만 구의 방부 처리된 시신들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이윤 추구에 혈안인 장의업자들에 대한 반감도 이같은 추세를 부추

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라미는 "장례식의 상업화는 이미 통제불능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장의업자들은

여러분의 약점을 파고들어 망자들을 제물로 이용하고 있다"고 장의업자들에 대한 반

감을 표출했다.

그는 또 "친환경 매장법은 땅과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할 수 있다"면서 "우리

가 삶의 터전을 보호하지 않으면 급격히 줄어들어 더이상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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