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 산에 아침 등산을 가면 챙이 넓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젊은 아주머니를 매일 만난다.
그녀는 늘 한 손에 검은 비닐봉투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쓰레기 집게를 들고 있었다. 조금 늦은 시간에 만나면 검은 봉투가 항상 불룩했다.
그녀의 봉투에는 등산객들이 버린 과자껍질, 음료수병, 막걸리병이 가득했다. 최근에 나도 검은 비닐봉투를 가지고 다니며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다.
"좋은 일 하시네요", "아주머니가 제일 애국자입니다", "건강하세요" 등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나이가 먹어도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 하루가 즐겁다. 그런 날은 아침 식사를 하면서 식구들에게 자랑을 빼놓지 않는다.
곰곰 생각하니 쓰레기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것이 허리운동도 되는 것 같다. 뱃살도 빠지고, 밥맛도 좋아지니 일거양득이다. 등산을 하고 온 날은 영락없이 아침밥 한 그릇이 모자란다. 이것이 나이 먹은 이의 진정한 자원봉사 아닐까.
한윤희(구미시 임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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