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 뽑혀 올라 올땐 스트레스가 싸~악" 공무원 일손돕기

"이야~앗!"

젖 먹던 힘까지 내자, 활처럼 크게 휘어 족히 50여cm는 됨직한 무가 쑥 뽑혀 올라온다.

땀이 흘러내리지만 용을 쓴 만큼 무가 땅 속에서 뽑혀 올라 올 땐 온갖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

상주시청 총무과 김영미(여·34)씨는 지난 5일 공무원 농촌 봉사활동에 참여해 무 수확에 나섰다.

땅 속 깊이 묻힌 무를 뽑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다.

이날 상주시 공무원 120여명은 함창읍 금곡리 15만여평 규모의 대단위 단무지용 무 밭에서 일손돕기에 나섰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무 수확은 오후 5시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서야 끝이 났다.

이날 일손 돕기는 영농현장을 체험함으로써 부족한 일손을 거들고 농촌실정을 제대로 이해해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공직자상을 만들기 위해서 마련된 것.

건장한 남자 공무원들이 앞서 무를 뽑아 올리면, 여성 공무원과 동네 아주머니들이 무순을 자르고 한 무리는 600kg씩 자루에 담으면서 서로 위로하고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문화관광과 임한기(47)씨는 "무 수확은 처음 해봤는데 쑥쑥 뽑혀 올라 올 땐 기분이 상쾌하다"며 "하루에 불과한 일손돕기지만 농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밭주인 신동규(46)씨는 "11월 중순까지는 수확이 끝나야하지만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인부 30여명을 사용해 3일 정도는 걸려야 하던 일이었는데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날 일을 끝낸 일부 공무원들은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려진 팔뚝만한 무와 무순들을 '전리품'으로 챙겨 돌아갔다.

한편 상주시는 '농촌일손돕기 창구'를 마련해 오는 25일까지 기관·단체로부터 지원신청을 받아 일손 돕기를 추진한다.

상주·엄재진기자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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