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만 3천시간 자원봉사표창'받은 서진주씨

"자원봉사 21년...힘 닿을 때까지 계속"

"베풀면 그만큼 돌아옵니다.

" 10일 대구경북적십자 혈액원 별관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창립 99주년 기념 '2004년 대구지사 연차대회'에서 1만3천시간 자원봉사표창을 받은 서진주(徐眞珠·55·여)씨.

서씨는 올해로 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를 한 지 21년째를 맞는다.

"아마 지금까지 봉사활동에 쓴 돈을 다 모으면 아파트 몇 채는 샀을 거라며 남편이 핀잔을 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 고이면 썩듯이 제가 안쓰고 모았다고 한들 그 돈이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그동안 서씨가 참여한 봉사활동은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매주 수요일 적십자사가 두류공원에서 실시하는 무료급식 봉사는 기본이고, 중구 남산동 남산종합복지관에서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점심식사를 제공하며 불우청소년 장학금 및 생활비 지원 등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1, 2월에 발생한 합천 헬기 추락사고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그리고 1995년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현장, 수해복구 현장 등 각종 재해현장에서 구호급식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당시에는 사고 당일부터 61일간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피해자 유가족과 사고수습 관계자들을 위해 마련된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서씨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무척 힘들었지만 소방대원들의 고생과 유가족의 처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며 "조금이나마 사고 수습에 도움이 되려고 열심히 뛰어다녔다"고 했다.

1남2녀의 어머니인 서씨가 이처럼 열성적인 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희생과 이해 덕분이었다.

그는 "큰 딸이 대학입시에 실패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며 "봉사활동에 바빠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탓인 것 같아 항상 미안했는데 오히려 딸이 이해하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다"고 했다.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치는 대구지역 2천200여명의 자원봉사자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어느 단체든 저를 필요로 하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 봉사활동에 중독된 것 같다며 활짝 웃는 서씨는 현재 적십자사 대구지사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 대구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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