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BS강의 수능효과 논란

하위권 수험생"도움됐다"-상위권은"아니다"

17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EBS 수능강의 반영 정도에 대한 출제기관, EBS의 주장과 수험생들의 체감도가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EBS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를 고교에서 어느 정도로 어떻게 수강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분석이 제각각이어서 고교의 입시 지도가 적잖은 혼란에 빠질 우려가 높다.

이날 수능시험 문제를 풀어본 상위권 수험생과 교사들은 전반적인 난이도가 높지 않은 데다 EBS에만 특이한 문제 유형도 거의 없어 EBS 수능방송과 인터넷 강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는 반응이었다.

반면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EBS에서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모의고사에서 470점대를 유지했다는 정세훈(오성고 졸)군은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의 문제였으나 EBS 강의와는 큰 관련이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이교 대구진학지도협의회 남고 회장은 "EBS 강의에 나온 지문들이 적잖이 출제되긴 했지만 다른 참고서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어서 수험생들이 체감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중·하위권의 경우 EBS 강의만 잘 들어도 무난히 풀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교육방송(EBS) 측은 "언어영역의 경우 60문항 가운데 52문항이 반영되는 등 EBS 수능방송의 지문과 문항 틀, 소재와 내용 등이 활용됐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노명완 수능출제위원장도 "교과서를 기본으로 했으며 출제 과정에서 EBS 수능강의가 참고됐다"며 "반영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엇갈린 평가에 대해 고교 관계자들은 향후 EBS 수능방송 활용 방안이 고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사들은 "학교 내 방송수업과 인터넷 강의 청취를 계속할 수밖에 없지만 어느 정도 시간을 배분할지, 학생들의 참여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를 결정하기가 쉽잖다"고 했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내년에도 EBS 방송수업을 청취하도록 해야겠지만 교재가 워낙 방대하고 시간 소요도 많아 상위권 학생들에겐 적극적으로 권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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