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티투어

한나절 나들이…우리는 명소만 찾는다

대구시티투어. 대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이름난 명소와 문화 유적지를 버스를 타고 돌아보는 여행이다. 현재 시티투어 탐방 코스는 유적지와 유원지, 산업단지 등 테마 또는 지역별로 묶은 15개 코스. 지난 12일 시티투어 버스에 동승해 동북권 코스인 달성측백수림과 불로동고분군, 동화사, 신숭겸장군유적지, 그리고 EXCO 등지를 돌아봤다.

처음 도착한 곳은 도동의 달성측백수림. 높이 100여m 길이 60여m의 낭떠러지를 온통 측백나무가 덮고 있었다. 이 숲이 바로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달성측백수림. 평범한 이 측백나무숲이 가장 으뜸인 1호로 선정된 이유는 가장 남쪽에 위치했기 때문.

옛날 대구 10경 중 제6경에 들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이뤘으나 지금은 개울물도 줄어 들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관광객들은 "우리 주위에 이렇게 오래되고 군락을 이룬 측백나무가 있었나"하면서 카메라에 측백수림을 담기에 바빴다.

이어 도착한 곳은 불로동 고분군. 불로동 일대 야산에 밀집한 211기의 고분군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다.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개인 무덤까지 합하면 400, 500개는 족히 넘을 정도다.

나지막한 산등선에 고분을 하나씩 비껴 오를 수 있도록 산책로를 만들어놓았다. 무덤 안의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묘하다. 꼭대기에 서면 대구가 한눈에 보인다. 여름에는 이곳에 금불초가 노란꽃망울을 흐드러지게 펴 사진작가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다.

지금은 고분군 옆으로 경부고속도로가 있어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지만 먼 옛날 이 지방을 호령하던 세력의 집단 묘지였음을 안다면 한번쯤 들러 볼 만한 곳이다.

동화사로 향했다. 동화사 가는 길은 아직 산 곳곳에 단풍의 자취가 남아있다. 동화사 관람에 앞서 점심을 먹었다. 나들이길 식사는 역시 나누어 먹는 재미. 서로 권하는 정성이 푸짐하다.

832년 중창할 때 오동나무가 성서롭게 피웠다하여 불리게 된 동화사(桐華寺). 대웅전이 있는 경내에 오르기 전 만나게 되는 건물이 봉서루다. 오동나무에만 등지를 튼다는 봉황을 상징하는 누각으로, 오동꽃이라는 동화사의 절 이름과 짝을 이루고 있다.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 중간에 널찍한 자연석이 하나 놓여 있다. 이곳이 봉황의 꼬리 부분이며 둥근 돌은 봉황의 알을 상징한다.(관광객들은 모두 공룡알로 알고 있었다)

사천왕에 대한 설명도 들었고, 범종, 목어(물고기), 운판(구름판), 북의 역할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돌이 당간지주였다는 사실도 알았다. 통일대불로 오르는 계단이 108개가 아니라는 사실도 가이드를 통해 들었다.

동화사를 뒤로 하고 지묘동 신숭겸장군 유적지에 도착했다. 이곳은 고려 개국공신 장절공 신숭겸 장군이 팔공산 싸움에서 왕건을 대신해 전사한 곳이다. 그러나 무덤은 그곳에 없었다. 무덤 대신 단을 봉하여 놓았다. 표충단은 나지막한 담장과 '신숭겸장군나무'(백일홍)으로 꾸며진 아늑한 공간으로 충절을 일깨우는 역사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한켠에 '왕건나무'라 일컫는 팽나무가 백일홍을 아래로 굽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EXCO(대구전시컨벤션센터). 지상 5층.지하 4층 규모로 국제회의장과 전문전시장, 중소기업제품 상설전시장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홀이다. 구조물은 한옥의 치마를, 센터 서쪽에 늘어선 기둥들과 둥근 벽면은 지게를 진 보부상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부부상처럼 수출의 역군이 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남편과 네 살배기 딸과 투어를 즐긴 박정희(30.달서구 도원동)씨는 "대구의 숨은 곳을 발견한 알찬 여행이었다"면서 "다른 코스도 꼭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시티투어

시티투어 운행은 두류공원 관광정보센터 앞과 동대구역, 대구국제공항에서 출발한다. 두류공원 내 관광정보센터에서 매일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시티투어는 8개 기본코스를 매월 변경해 순환 시행하고 있다. 동대구역과 대구공항은 별도코스로 운행되고 있다.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원. 예약은 인터넷(www.daegutour.or.kr )과 전화(053-627-8900)로 받고 예약 취소된 좌석이 있을 때는 현장에서 탑승도 가능하다.

정규 코스 외에 특별 테마 코스도 있다. 주로 일요일과 공휴일에 부정기적으로 운행한다. 김치, 전통혼례, 도자기 체험 등 주제에 따라 적당한 행사장을 찾는다.

가이드 이미경씨는 "코스는 도심과 팔공산 위주의 동북권, 그리고 비슬산 위주의 서남권 등 세 권역으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며 "간편한 복장과 점심, 그리고 필기구만 준비하면 대구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고 했다.

◇시티투어 코스별 경유지

▲대구관광정보센터 출발

1코스: 월곡역사박물관-화원동산-인흥마을(남평문씨본리세거지)-용연사(달성군농업기술센터)

2코스: 현풍곽씨12정려각-도동서원-비슬산자연휴양림-석빙고

3코스: 달성(도동)측백수림-불로동고분군-동화사-신숭겸장군유적지-EXCO(대구전시컨벤션센터)

4코스: 약령시전시관-화폐전시관-대구월드컵경기장-오페라하우스

5코스: 대구수목원-드림피아-매곡정수장-육신사

6코스: 경상감영공원-경주최씨종가-신숭겸장군유적지-의료선교박물관(관덕정)

7코스: 녹동서원-어린이회관-국립대구박물관-영남제일관

8코스: 팔공산갓바위-향토역사관

▲동대구역 출발

의료선교박물관-월곡역사박물관-남평문씨본리세거지

달성측백수림-불로동고분군-동화사-부인사-신숭겸장군유적지

경대박물관-오페라하우스-매곡정수장-육신사

대구수목원-화원동산-남평문씨본리세거지-용연사

▲대구국제공항 출발

경주최씨종가-국립대구박물관-대구월드컵경기장-모명재-영남제일관.광복회관

화폐전시관-대구향교-스파밸리-녹동서원

섬유개발연구원-현풍곽씨12정려각-도동서원-대구수목원

*코스는 월별로 다르게 운행되며 변경될 수 있다.

시계방향으로 불로동 고분군, 대구EXCO, 동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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