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질주 본능이 낳은 스포츠 '레이싱'. 더 빠르고 더 스릴 있는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탈출구다.
'F-1(포뮬러 원)의 황제' 미하헬 슈마허가 매년 최고 수입을 올리는 스포츠맨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것을 보면 전세계적으로도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레이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각종 레이싱대회가 열리는가 하면 레이싱게임이 불티나게 팔리고 레이싱걸들이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직접 레이싱카를 몰기에는 불가능한 게 현실. 그 대안으로 뜨는 것이 바로 '레이싱 카트'다.
◆카트(kart)가 뭐예요?=아직 '카트'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전에 레포츠의 한줄기로 정착되어 있다.
카트는 쉽게 말해 전문 경주용 차인 포뮬러를 축소해 차체를 없애고 간단하게 만든 소형 경주차. 폭이 120~140㎝, 길이 190㎝, 무게가 70~80㎏에 불과하지만 시속 100㎞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외국에선 F-1 레이서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연습용 차량으로 보편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전문대회도 활성화되어 있다.
카트는 차체의 높이가 낮아 아무리 급하게 회전하더라도 뒤집힐 위험이 거의 없다.
또한 운전자가 공기 저항을 고스란히 받는데다 지면과 딱 달라붙어 달리기 때문에 실제 속도의 2,3배의 체감속도를 느낄 수 있는 게 카트의 매력. 카트는 레저용과 레이싱용으로 나눈다.
레저용은 일반인들이 쉽게 탈 수 있게 설계되어 있고 시속 70㎞까지 낼 수 있다.
레이싱용은 전문 선수들을 위해 설계된 것으로 최고 시속 120㎞를 자랑한다.
◆대구 인근에도 경기장이 있네=카트는 아직 우리나라에선 걸음마 단계라 전국적으로 경기장이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는 실정. 하지만 영남지역에선 유일하게 대구 인근에 카트경기장이 있다.
바로 왜관 지역에 자리한 'PNS 카트경기장'. 카트를 비롯 오프로드 버기카·스트리트 루지 등 특수 차량을 제조하는 (주)PNS가 시험주행용으로 만든 경기장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카트를 대여하고 있어 탈 수도 있다.
코스 길이는 400m로 그리 길지 않지만 직선도로와 코너가 적절히 갖추어져 있고 방호벽에 둘러싸여 마음 놓고 스릴을 즐기기엔 부족하지 않다.
박영환(38) PNS 사장은 "직장 동료나 친구끼리, 또는 가족끼리 함께 즐기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고 자랑한다.
PNS 카트경기장은 아직 생긴 지 1년여밖에 안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주말이면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북적댄다고. 경기장 옆에는 바비큐 시설 및 족구장 등도 마련되어 있어 단체 야유회 장소로도 괜찮다.
1인승 카트는 10분에 1만원, 성인과 아이가 함께 탈 수 있는 2인승 카트는 10분에 1만3천원, 레이싱카트는 10분에 2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평일에는 오전 10시~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주말에는 1시간 연장한다.
이곳을 찾아가려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쉽다.
왜관IC에서 내려 4번 국도를 타고 왜관 방향으로 가다 공단삼거리에서 산업단지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약 4㎞를 가다 대구·하빈 방향으로 좌회전, 계속 가면 웅진물류센터가 보인다.
이 건물 뒤편에 PNS 카트경기장이 있다.
054)975-4936, 4938. 전창훈기자apolonj@imaeil.com▨카트 시승기
카트의 첫인상은 놀이공원의 범퍼카를 연상시켰다.
왠지 장난감같은 외형에 그저 시시할 거라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한번 타보라"라는 권유에 마지못해 핸들을 잡았다.
평소 성질이 급해 처음부터 엑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
그러자 귓가를 찢을 듯한 굉음과 흔들림이 온몸에 전해졌다.
처음부터 이리저리 방호벽을 몇번이나 부딪히고 보니 정신이 없다.
'운전 경력 8년에 이게 무슨 실수냐'며 정신을 다시 가다듬었다.
2바퀴 정도를 돌자 카트에 속도가 붙었다.
얼굴을 마구 때리는 맹렬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환호가 터져나왔다.
코너를 돌 때 급하게 핸들을 돌리자 '킥'하는 급제동 소리와 함께 카트가 휙 돌아가자 갑자기 공포가 느껴졌다.
시시하다는 선입견은 몇바퀴를 도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다.
몇바퀴를 돌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정신없이 타다보니 등줄기엔 식은땀이 조금씩 배인다
좀 힘에 겨워 주행을 멈추자 박 사장이 "7분 밖에 안 됐다"며 더 타라고 부추긴다.
속도도 겨우 시속 30㎞라며 속도를 더 내보란다.
"시속 약 60㎞는 달린 것 같은데…". 잠시 쉬었다 여럿이서 다시 도전해봤다.
이젠 요령이 생겨 코너링이 좀 수월해졌다.
오히려 코너링할 때가 가장 짜릿했다.
카트 주행의 하이라이트라고나 할까. 경쟁하는 다른 카트를 추월할 때는 뿌듯하기까지 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보다도 더한 스릴을 맛볼 수 있었다.
일반도로에서 상상도 못하는 질주를 맘껏 할 수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카트 주행은 매력적이었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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