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전여옥 원탁회의서 '입대결'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 공보담당 원내부대표와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두 번째 '여야정 원탁회의'에서 미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 부대표와 전 대변인은 1981년 KBS 입사동기로 해외특파원도 비슷한 시기에 나갈 정도로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이이지만, 민생.경제법안 처리 문제 등을 논의하는 원탁회의 자리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소속당의 입장을 대변했다.

'직설화법'으로 정평이 난 박 부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정색을 하고,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을 향해 "한나당에서는 대변인을 '하나'라고 부르나요"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정책위의장이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대변인이 하나 나왔다"며 자신을 물건 세듯 표현한 것을 박 부대표가 정식으로 문제삼고 나선 것.

이에 이 정책위의장이 "하나 둘이라고 하지 않나요"라고 되묻자 박 부대표는 또박또박한 말투로 "한사람, 두사람이라고 하는 겁니다"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전 대변인이 이한구 정책위의장을 거들면서 "박 대변인이 전에 아나운서 하신 것 알겠는데 그런 것 같고 논의할 정도로 한가롭지 않다"고 트레이드마크인 '독설'로 반격을 가했다.

이에 박 부대표는 "한번 여쭤보는 거다"라고 말했고 전 대변인은 "우리 걱정하지 말라"라고 맞받았다.

이어 우리당 이목희(李穆熙) 제5정조위원장이 "비빔밥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자꾸 따로 국밥이 된다"고 여여간 좁혀지지 않는 입장을 비유하자, 전 대변인은 "그러게 말이다. 우리가 문제제기 하는게 아니지 않느냐"고 공을 넘겨줬다.

일부 참석자들이 "둘이 떨어뜨려 놓기를 잘했지 가까이 앉혔다가 큰일 날 뻔 했다"고 '뼈있는 농담'을 할 정도로 회의 초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