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 씨름단이 김재기 한국씨름연맹 퇴진 및 선수단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등 팀 해체 후유증이 증폭되고 있다.
LG씨름단 차경만 감독, 이기수 코치 및 백승일, 김경수, 최홍만 등 선수 16명은 29일 장충체육관 내 한국씨름연맹에서 성명서를 내고 연맹측에 항의서를 제출한데 이어 농성에 돌입했다.
씨름단은 성명에서 "시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연맹이 기획성 부족과 능력 부재로 3개 씨름단만 남아있던중 1팀이 더 없어지는 불행한 사태가 왔다"며 "씨름인도 책임이 있지만 행정을 관장했던 연맹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항의서에는 "김재기 총재 대행은 지난달 6월 수장에 오른 뒤 팀 창단을 위해 나름대로 발로 뛰었다지만 결과가 없고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울산이 연고지인 현대중공업 씨름단도 곧 상경, 이번 농성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 3일 구리에서 개막할 천하장사대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모기업이 우리금융지주에 매각된 LG씨름단은 지난 26일 해체가 확정됐으며 천하장사대회가 끝나는 다음달 6일자로 해단한다.
그렇지 않아도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민속씨름이 지난 83년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LG씨름단 해체가 농성으로 확대된 것은 선수단 및 민속씨름의 생존을 둘러싼 비대위 구성에 대한 견해차가 발단이 됐다.
LG씨름단 등은 말 뿐인 대책보다는 비대위를 연맹 정식기구로 만들어야 선수들이 안심하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며 이만기 민속동우회 회장, LG 사령탑 출신인 전재성 이사, 정인길 신창건설 단장, 허양도 LG 단장 등 비대위 멤버를 구성해 지난 26일 김 총재에게 이사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연맹에 비대위 사무실을 마련해 LG씨름단을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고 정부와 국회에 씨름 발전을 위한 지원을 유도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새 팀이 나올때까지 LG씨름단을 상비군 체제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 총재는 자발적인 비대위 활동을 하면 필요시 회의 장소 제공과 함께 인력, 예산도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공식기구 승인은 신생팀 창단 등 연맹의 정상적 업무와 중복된다며 난색을 표시, 갈등 관계가 형성됐다.
이런 가운데 허양도 LG 단장 등 4명의 이사가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천하장사대회 전 임시이사회 개최를 소집, 귀추가 주목된다.
차경만 LG 감독은 "천하장사대회가 끝나면 팀을 잃어 이사 자격도 없어지는데 우리의 입장을 누가 대변하겠느냐"며 "단체행동은 불가피했고 해답은 비대위 구성 뿐"이라고 말했다.
LG씨름단은 선수들도 장래가 불투명한 상비군 전환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의한 가운데 요구 사항이 관철될 때 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인다는 각오다.
이에 대해 연맹의 한 관계자는 "LG팀 구제를 위한 창단 등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공멸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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