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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돈 벌러만 안 갔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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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죄인입니다. 돈 벌러 나가지만 않았더라도 아이들을 하늘 나라로 보내진 않았을 텐데… 얘들아 미안해. 얘들아 미안해…." 경찰관인 남편이 야근하는 새 새벽 신문 배달 나갔다가 화재로 3남매를 졸지에 잃은 서울의 어느 30대 어머니의 절규가 온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통하기 짝이 없는 참변이었다.

지난해 12월 인천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어린 남매를 집에 두고 일하러 나간 새 문잠긴 방안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여섯살 누나는 끝내 숨지고 세살짜리 남동생은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진 적이 있다. 문제는 비록 이런 참변이 아직 없었다 해도 극심한 경제난에 당장 먹고살기 어려워 맞벌이하는 부부 가정이 급증하면서 방치된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데 있다. 이들 가정엔 이번의 참변은 그야말로 큰 충격일 것이다.

20, 30대는 처음부터 맞벌이 부부로 시작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더욱이 아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찮고 육아'교육비 감당을 못해 아예 아이를 갖지 않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바로 이런 문제들이 이번 참변의 근원이었다는 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생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이번 사건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을 직시, 장'단기 대책의 절박성을 깨달아야 한다. 경찰관 가족이 아이들의 과외비 충당을 못해 당한 참변이라면 공교육의 부실이 얼마나 큰 폐해를 끼치는지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보다 못한 저소득층의 실상은 어떠하겠는가. 출산율 격감과 직결된 '육아 대책'은 근원적으로 다시 손질해야 한다. 이래도 정부가 이번 사건을 '그럴 수도 있는 일'로 간과한다면 이보다 훨씬 '심각한 참변'을 예견하고도 유기하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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