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5년 만에 K리그 정상을 되찾았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누르고 올 시즌 프로축구 왕중왕에 올랐다.
수원은 이로써 지난 99년 K리그 제패 이후 5년 만에 다시 정상에 복귀했고 98, 99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올 시즌 10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차범근 감독은 컴백 첫해에 지도자로서 국내 리그에서 처음 우승컵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차 감독과 최순호 포항 감독의 대결은 1차전 0-0 무승부에 이어 2차전에서도 전, 후반과 연장전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는 숨막히는 접전이었다.
2차전 연장까지 210분의 혈투에도 불구하고 필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승부차기로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됐고 '신의 실험'이라는 승부차기에서 한국축구를 대표해온 수원 이운재와 포항 김병지의 수문장 맞대결은 이운재의 짜릿한 승리로 끝났다.
지난 92년 우승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 포항은 전.후반 1번씩 골포스트를 맞춘 데 이어 승부차기에서도 이민성의 킥이 크로스바를 때리며 지독한 '골대의 불운'에 땅을 쳐야 했다.
수원은 선축에 나선 승부차기에서 마르셀이 먼저 킥을 성공시키고 포항은 우성용이 깨끗하게 네트를 갈랐다.
양팀 2번 키커 최성용, 산토스도 킥을 꽂아넣었고 수원은 3번 키커 김두현이 골망을 흔들었으나 이어진 이민성의 슛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와 수원이 3-2로 앞섰다.
그러나 김병지는 수원 4번 키커 김진우의 킥을 막았고 포항 코난의 킥이 들어가 스코어는 다시 3-3이 됐다.
수원 5번 키커 우르모브가 킥을 차넣자 포항의 마지막 키커로는 '골넣는 골키퍼' 김병지가 직접 나왔다.
그러나 이운재는 김병지의 움직임을 미리 읽고 왼쪽으로 다이빙하며 라이벌 선배의 킥을 손끝으로 막아내 대망의 우승컵을 가져왔다.
이날 경기는 차 감독이 서정원 대신 이병근, 박건하 대신 조성환을 투입하고 김대의-마르셀-나드손 삼각편대를 가동한 반면 최 감독은 1차전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하고 우성용-코난을 전방에 배치한 뒤 2선의 따바레즈에게 실탄을 배달하게 했다.
양팀은 빅 매치의 부담 때문인 듯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고 양쪽 공격진은 탐색전 속에 제대로 공세를 펴지 못했다.
수원이 전반 18분 마르셀의 땅볼 슛으로 포문을 열었으나 결정적인 찬스는 포항이 먼저 잡았다.
포항은 전반 28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튀어나온 볼을 이민성이 오른발 인스텝으로 강하게 때렸으나 볼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강하게 때린 뒤 골라인을 벗어났다.
수원은 29분 마르셀의 헤딩슛, 36분 김두현의 중거리슛으로 공세를 폈으나 포항 수비진의 촘촘한 벽에 막혔고 후반 다시 위기를 맞았다.
포항은 후반 24분 코난이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왼발 슛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반대쪽으로 흘렀다.
양팀은 연장에서도 포항 김기동의 캐넌슛과 수원 마르셀의 땅볼 슛, 김대의의 감각적인 논스톱 터닝슛으로 마지막 한방을 노렸으나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고 '승부차기의 사나이' 이운재의 손끝이 수원에 K리그 챔피언의 영광을 선사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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