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뒤편으로 밀려날 것 같았던 브라운관이 군살을 쏙 빼고 소비자의 품으로 돌아왔다.
사실 브라운관은 빠른 응답속도와 선명한 화질, 고해상도 등 디스플레이 고유의 특성은 LCD(박막액정표시장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등 다른 평판디스플레이보다 앞선다.
다만 폭이 두껍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구시대 유물'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이달 초 LG필립스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체제에 들어간 32인치 '수퍼슬림' 브라운관은 둔탁한 과거의 브라운관이 아니다.
두께 35㎝로 같은 크기의 기존 브라운관 51㎝보다 16㎝나 얇아져 공간 활용도가 32인치 LCD TV와 비슷해졌다.
LG필립스LCD는 내년 상반기쯤 연간 80만 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두께 35㎝인 32인치 브라운관 '빅슬림(Vixlim)'을 개발한 삼성SDI도 10월 말 부산공장의 29인치 및 32인치 브라운관 라인을 빅슬림 겸용으로 바꿔 양산체제를 갖췄다.
슬림형 브라운관 TV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130만~200만 원 수준). 값이 2배 이상을 훨씬 넘는 LCD TV나 이보다도 더 고가인 PDP TV의 본격적인 경쟁상대가 될 만하다.
'뚱뚱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은 전자업계의 화두. 삼성전자는 지난달 노팬(no-Fan) 기술을 적용해 소음의 주 원인인 냉각팬을 없앤 세계에서 가장 얇고 가벼운 12.1인치 와이드 노트북PC를 출시한 데 이어 태블릿PC 중 가장 얇고 가벼운 'Sens T20'을 선보였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높이 43㎜, 무게 3.5㎏짜리 초슬림형 DVD플레이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기는 두께가 0.11㎜로 이전의 절반밖에 안되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개발했다.
슬림화 경쟁은 완성품과 부품 전 분야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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