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들, 本紙'공룡할인점'공감

참던 통곡 터졌다

본지의 '지역 경제 삼키는 공룡 할인점'시리즈 기획탐사 보도에 대한 시·도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매상인들은 대형할인점들의 '횡포'를 쏟아내면서 추가 취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달성군 화원 우리마트 박우석 사장은 "국내 대형 할인점 경우 기획상품 등의 명목으로 상품을 공급가격 이하에 판매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상품에 가격을 전가해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거나 지역의 영세 거래업체에 손해분을 떠넘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달서구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강태열 사장은 "인근 대형 할인점이 매일 우리 가게에 직원을 상주시켜 가격을 조사하고, 우리보다 싸게 팔지 못하면 제조업체에 압력을 넣어 우리 가게에 물건을 대지 못하도록 한다.

결국, 물건을 받기 위해서라도 대형 할인점의 판매가격으로 가격을 올려야 했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경산의 최영준씨는 "대형 할인점들은 통닭, 김밥, 튀김, 떡볶이, 중국음식, 어묵 등 영세 상인들의 생계형 업종까지 싹쓸이해 취급하는 데다 최근에는 퀵서비스, 학원까지 하고 있다"라며 "최소한의 상도의마저 저버렸다"라고 했다.

또 수성구 만촌동의 정재수씨는 "할인점에는 기획 행사 등 연중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라며 "인근 중소상인들이 자제 요청을 해도 소비자가 원해서 한다며 무시해버린다"라고 말했다.

행정당국에 대한 성토도 적잖았고, 일부 시민은 대형 할인점 때문에 가정까지 파탄 나고, 길거리 행상에 나섰다고 토로했다.

서구 비산동의 상인 빈인수씨는 "시내 모든 대형할인점 앞에는 그들만의 신호 교통체계가 있다"라며 "시민을 위해서인지, 할인점의 교통 편리를 위해서인지는 누구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 김영만씨는 "시 등에서 매년 수십억 원의 돈을 시장 현대화 사업에 쏟아붓지만 대형 할인점 공세에는 역부족"이라며 "정책 우선 순위도 모르는 행정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한 재래시장 상인은 "급증하는 노점상 상당수는 대형할인점 때문에 부도나거나 가게문을 닫은 뒤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실제 취재팀에 전화를 걸어온 40대 초반의 한 시민은 "대형 할인점 때문에 얼마 전 옷가게를 접고 트럭을 구입, 노점상을 하고 있다"라며 "마수걸이도 하지 못할 봐에야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듯 옷을 파는 게 더 낫다"라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3년 전 수성구에서 규모가 큰 슈퍼를 운영했다는 한 시민은 "큰 돈을 들여 시설 확장을 하자마자 대형 할인점이 문을 열어 개점 6개월 만에 부도가 났고, 빚을 갚지 못해 가족들 모두 뿔뿔이 흩어져 지금껏 살고 있다"라며 "주변에 이런 현상은 흔하다"라고 울먹였다.

기획탐사팀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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