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끝모를 국회 파행

"파병연장안 우선 처리"-"4대법안부터 먼저"팽팽

한나라당의 조건부 등원 제안으로 정상화가 기대됐던 임시국회가 열린우리당의 거부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야 국회파행 책임 떠넘기기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주요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국회 파행의 책임을 여당에 전가시켰다.

김덕룡 대표는 "4대법안은 국가의 명운과 직결된 것으로 야당과 합의해 처리하더라도 후유증이 있는데 일방처리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라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간다면 중대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이 조건부 국회 등원 결정을 내린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다"라면서 "박 대표의 제안을 즉각 수용하는 것만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수석부대표도 "여당이 국회 파행 속에서도 단독 상임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국회가 정상화되면 현재 단독상임위에서 처리한 모든 안건은 원천무효"라며 여당의 단독 상임위를 비난했다.

이 같은 야당 측 공세에 열린우리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 소집요구서를 내놓은 것과는 별도로 행자위 교육위, 보건복지 등 7개 상임위를 단독으로 소집해놓고 상임위 일정을 강행했다.

천정배 대표 등 당지도부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한 대책마련을 위해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여야회담 결렬과 이라크 파병 연장안 처리 본회의 무산

김원기 국회의장 주선으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한나라당이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건 4대법안 '합의처리'가 최대 걸림돌이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4대법안 처리를 위한 충분한 협상의사를 밝히면서도 파병연장 동의안 처리를 먼저 요구했다.

그러나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국회 등원의 전제로 4대법안의 합의처리를 요구해 합의는 결렬됐다.

실제로 김덕룡 대표는 이날 회담에 들어가기 전 일찌감치 "오늘 본회의는 없다.

한나라당은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말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회담 결렬 후 즉각 파병 연장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열었다.

지도부는 파병 연장안을 통과를 위해 소속의원 전원에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철저한 집안단속을 벌였다

심지어 이해찬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근태 복지, 정동채 문화장관 등 '배지'를 단 국무위원들도 호출했다.

그러나 오후 6시40분 본회의장에 들어온 김원기 국회의장이 안건처리를 거부하고 산회를 선포하는 바람에 파병 연장안 국회 통과는 무산됐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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