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대낮 도심 학생강도 충격

일요일 교회에 갔다가 돌아와 보니 중학교 1학년인 아들아이가 풀이 죽은 상태로 앉아있었다. 두 친구들과 함께 대구시내 중심가로 놀러간다고 했던 아이였다. 무슨 일이냐고 의아해 물었더니 시내에 나갔다가 불량 소년들로부터 두 번 씩이나 금품을 털렸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첫째 사건은 동아쇼핑 뒷골목을 지나가다 2명의 고등학생이 다가와 돈을 요구해 친구 중 한 명이 만 원을 털렸다고 했다.

둘째 사건은 아카데미 극장 앞에서 일어났다. 6명의 불량소년들이 갑자기 일행 3명을 에워싼 후 극장 옆 골목으로 몰아가서 또 금품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곳에서 이들은 일행 3명으로부터 3만2천 원을 털고 신고하지 못하게 한다며 한 아이의 휴대전화 배터리도 빼앗아 달아났다. 아이들은 달랑 남은 버스비로 즐겁게 보내야 할 주말 오후를 망쳐버린 후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연이은 이 두 사건에 정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대구 도심에서 그것도 백주 대낮에 연이어 두 번씩이나 금품을 털릴 수 있다는 말인가. 경찰을 원망해야 할지, 아니면 일부 그릇된 청소년들의 행실과 그것을 조장하는 사회를 원망해야 할지 알수조차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온 것에 안도할 수밖에 없었다.

최무진(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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