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 하는 NIE-독자투고란 활용하기

오늘날의 거의 모든 신문에서는 사회적인 이슈나 신문 제작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싣는 독자투고란을 볼 수 있다. 신문이 미처 다루지 못했던 크고 작은 제보성 투고에서부터 보통 사람의 일상적인 일에 이르기까지 실리는 내용은 극히 다양하다. 신문의 독자투고란을 활용하면 신문과 독자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독자는 기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 첨예한 사회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은 어떤지 등을 이해하고 신문을 보다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의미-신문들 독자를 받들다

과거의 신문을 살펴보면 독자투고란은커녕 독자를 의식하는 태도조차 제대로 찾아보기 힘들다. 극소수의 저명인사들만이 칼럼 같은 기고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실을 수 있을 뿐 일반 독자들이 신문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거의 막혀 있었다. 사실상 독자 위에 군림한 것이다.

그러나 방송, 인터넷 등 매체가 다양해지고 신문사의 경영이 판매와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되면서 이제는 독자들을 의식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떠받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뉴스와 주장을 제공하던 태도 대신 독자의 기호에 맞는 기사를 발굴하고, 독자의 눈을 끌어당기는 편집을 연구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바꾼 것.

독자투고란 확대, 오피니언 면 신설, 옴부즈맨 도입, 독자위원회 운영 등 독자들의 제작 참여 기회가 양적'질적으로 확대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내용과 형태-무엇이든 싣는다

독자투고란을 살펴보면 참으로 다양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국가의 주요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의견, 사회 문제에 대한 입장, 지난 기사의 잘잘못, 특정 사안에 대한 제보, 주위에서 일어난 사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범위와 한계가 없다. 글만 싣는 게 아니라 만평이나 사진 등 형태도 여러 가지다.

여기에는 신문사의 태도 변화뿐만 아니라 투고 방법이 편지나 팩스 등에서 인터넷으로 바뀐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인터넷 접속 환경이 좋아지면서 그만큼 신문에 대한 독자의 접근성도 강해진 것이다. 심지어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는 인터넷 독자투고란이 독자들 사이에 논쟁을 벌이는 장이 되기도 한다. 요즘의 신문들은 이를 활용해 주요 이슈에 대한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을 싣거나, 인터넷 투표를 실시하고 분석 기사를 싣는 방법까지 도입했다.

◇활용하기

▲좋은 글 찾기=그날 실린 여러 개의 독자투고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끌거나 수긍이 가는 기사를 찾아본다. 글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쏟아지는 각계각층의 의견과 주장을 접함으로써 사회 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문제의식을 기를 수 있다. 또 좋은 글을 찾는 과정에서 분석과 판단, 평가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가장 좋은 독자투고를 골랐다면 이를 스크랩하거나 옮겨 적은 뒤 왜 택했는지 말하고 써 보게 한다.

▲찬'반형, 나열형 기사 분석하기=모든 일에 모든 사람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다. 찬성과 반대로 팽팽하게 양립하는 사안도 많다. 최근 독자투고란은 이런 내용을 담아 만든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리하거나, 여러 가지 의견들을 나열한 기사를 읽으면 복잡한 현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자신의 입장을 선택, 정리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 자신의 생각과 다른 주장이 다양하게 존재함을 알고 이를 존중하는 태도도 갖추게 된다.

이런 기사를 찾아 읽은 뒤 왜 이런 의견 대립이 발생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특정한 입장에 서 있는지, 나는 어느 쪽에 동의하는지 등을 써 본다. 자신의 입장을 담은 주장글에서부터 스크랩일기까지 여러 형태가 가능하다.

▲독자투고 해 보기=생각하고 글 쓰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우선 신문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독자투고란을 찾아 어떤 내용이 어떤 형태로 올라와 있는지 살펴본다. 이를 통해 글을 쓸 소재와 주제, 형태까지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적당한 주제를 찾기 힘들 경우 신문의 여러 지면을 읽게 하고 기사에서 찾도록 하면 교육 효과가 더 크다.

인터넷에서 바로 글을 쓰는 것보다 종이나 워드 프로그램에서 미리 쓰고 옮기는 것이 좋다. 독자투고는 무한정 길게 쓰는 것이 아니라 200자 원고지 4, 5매 분량이라는 점을 알린 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압축, 정리하게 한다. 투고를 한 뒤 다른 사람의 의견이 올라왔거나 신문에 실리는지를 추적하게 하는 것도 흥미를 자극하는 방법이 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 수월성 교육에 대한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을 실은 지난 24일자 매일신문 오피니언면과 매일신문 인터넷 독자투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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