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중심도시 포항은 지금 '스크린 전쟁' 중이다. 지난해 6월 포항에도 8개 스크린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복합관 메가라인이 북구 육거리에서 문을 열면서 복합관 붐이 일고 있다.
메가라인의 등장으로 포항의 연간 입장관객 수는 1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수십 년간 포항 극장가를 주도했던 단관인 시민극장과 아카데미극장 등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10개월 동안 포항 영화업계의 패권을 쥐었던 메가라인. 하지만 올 4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포항MBC 계열사인 포항시네마가 시내 중앙상가(북구 대흥동)에 8개 스크린을 갖춘 9층 건물을 짓고 영화 상영을 시작한 것.
포항시네마 개관으로 포항 극장가는 내년 관객 수를 13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2년 만에 입장 관객 수가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
그러나 포항 복합관들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대략 60만 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관람료 7천 원 중 영화 배급사 몫과 기금 등을 빼고 나면 복합관 수입은 대략 40∼50%. 관객 수 60만 명에 이 수입을 곱하면 복합관 한 곳의 연간 수입은 현상유지 수준인 대략 20억 원이다. 내년 입장 관객 수가 130만 명으로 늘어나더라도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다 최근 대구의 한 업체가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2천700여 평 부지에 복합관(CGV)과 대형소매점, 상가 등을 갖춘 대형 쇼핑몰을 짓겠다"고 밝혀 포항 극장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결국 적자생존법칙에 일부 복합관은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관객 유치를 위한 복합관들의 각종 이벤트 전략전도 벌어지고 있다. 포항시네마는 복합관 3층에 라디오 공개 스튜디오와 시민놀이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가수 등 연예인을 초청, 문화행사를 벌이고 있다.
메가라인은 영화 무료시사회를 대폭 늘이고 깜짝 아이디어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24일 밤에는 복합관 옥상에서 제설기로 눈을 만들어 뿌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출시키기도 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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