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방학이지만 문득문득 학생들의 가슴을 무겁게 하는 것은 방학 과제와 일기이다. 그 중에서도 일기는 개학 직전에 몰아서 할 수 있는 숙제와 달리 하루하루의 메모라도 있어야 내용을 충실히 할 수 있기 때문에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기억을 더듬어 쓰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평범하게 지나간 대부분의 날들엔 일기거리조차 마땅치 않다.
매일 일기를 쓰거나 메모조차 하기 귀찮다면 신문을 소재로 해 보자. 일기거리 고민을 단번에 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다른 방학 일기로 학교에 당당히 제출할 수 있다. 글쓰기 솜씨를 높이고 시사 지식을 쌓는 것은 보너스다.
▲하루 한 건씩 스크랩한다
무슨 기사를 골라야 할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려운 주제나 소재의 기사를 찾으려 들면 신문읽기에 대한 관심만 떨어질 뿐이다. 쉽고 재미있는 기사, 그날 읽은 기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사를 선택하면 충분하다. 기사를 오려 붙이고 이에 대한 느낌이나 덧붙이고 싶은 내용을 원하는 분량만큼 쓰면 된다. 그림이나 만화 등으로 표현해도 좋다.
기사가 재미없다면 사진이나 만평 등을 스크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심이 가는 분야의 광고를 활용해도 된다. 가령 공부를 계획했는데 제대로 안 됐다면 학습지나 학원 등의 광고를 오려붙이고 느낌을 쓴다. 여행을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여행안내 광고를 오려붙이고 관련 정보나 여행 계획 등을 덧붙인다. 읽고 싶은 책이나 보고 싶은 영화 등의 광고를 이용하는 것도 일기 쓰기를 한층 쉽게 해 준다.
신문을 이용하는 초기에는 욕심을 내 여러 개의 기사나 사진, 광고 등을 고르기 쉽다. 관련 글도 너무 길게 쓸 수 있다. 이렇게는 긴 겨울방학의 일기를 끝까지 써내기 어렵다. 가장 인상 깊거나 생각을 일으키는 것을 하루 하나만 스크랩하고 이를 일기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형식을 시도한다
기사나 사진, 광고 등을 오려 붙이고 여기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쓰는 천편일률적 방식은 본인조차 지루해지기 쉽다. 신문만 제대로 활용해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일기를 쓸 수 있다.
기사를 스크랩한 뒤 그림으로 나타내 보거나, 사진을 오리고 관련 기사를 직접 써 보는 방식 등은 쉽게 해볼 수 있다. 기사를 쓴 기자나 사진을 찍은 기자에게 편지 형태로 일기를 쓰는 것도 좋다. 신문에 등장한 유명인에게 편지를 쓰거나 궁금한 점을 묻는 형태도 흥미로울 수 있다.
독자투고 형태로 쓰는 일기도 권할 만하다. 독자투고의 대상이 될 만한 내용은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신문에는 거의 매일 독자투고가 실리므로 이를 참고하면 된다.
▲꿈도 함께 키운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초점을 맞춰 집중적으로 스크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일기를 쓰다 보면 지식과 정보를 늘리고 생각도 키울 수 있다. 그리 힘든 일도 아니다. 장래 희망하는 직업이나 인물 등을 찾고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성취동기를 부여하는 데는 충분하다.
가령 의사가 되고 싶다면 신문에 실리는 의학, 질병, 연구 등에 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스크랩해 본다. 날마다 실리지 않는다고 해도 일주일에 두세 건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에 대한 추가 정보나 용어 해설 등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충하면 된다.
이렇게 하나 둘 모은 기사는 쌓일수록 엄청난 재산이 된다.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소중한 정보 창고가 될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넓혀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관련된 일기 쓰기를 통해 자신을 스스로 자극하고, 각오를 다질 수도 있다. 방학이 끝나는 날 예전보다 한층 꿈에 가까이 다가간 자신의 모습에 놀랄지도 모른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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