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저녁에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언덕길을 서둘러 올라가는 중이었다.
저 앞에 한 젊은 남자가 휠체어 두 바퀴를 양손으로 힘들게 굴리며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하면서도 배가 너무 고파 못 본 척 지나치고 있었다.
그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휠체어 옆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그러고는 꽤 먼 언덕길 위까지 휠체어를 밀고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퀵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분명히 바쁘게 생활하실 것이 틀림없을 텐데도 그분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주저 없이 도와주었던 것이다.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떳떳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질책했다.
언덕 위까지 휠체어를 밀어주고 땀을 흘리며 걸어 내려오는 그 퀵서비스 기사 분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건네자, 그는 그냥 빙긋이 웃으면서 오토바이를 몰고 사라졌다.
바쁘다는 핑계로, 배고프다는 핑계로 못 본 척했던 자신에 대해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퀵서비스 기사 같은 분이 있는 한 분명 우리나라는 '살만한 나라'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이학섭(대구시 비산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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