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34·북구 침산동)씨는 시내 도로에서 지킬 것 다 지키다간 시간에 쫓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매일 운전대를 잡는다.
그는 "적당한 위법 없이는 길게 늘어선 차량의 뒤꽁무니에서 두, 세 번의 신호를 기다리는 게 싫다"고 했다.
도로는 시민들의 준법 수준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장이 되고 있다.
교차로 꼬리 물기, 정지선 어기기, 불법 유턴, 과속···. '나 하나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빚어지는 각종 법규 위반이 도로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 대부분은 '지키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르게 된다고 말한다.
과연 지키면 손해를 보는 것일까. 몇 년전 손해보험협회가 서울~부산 412km 구간에서 실시한 비교주행 결과는 흥미롭다.
정속 주행을 한 차량(A)과 과속 차량(B)간의 소요시간은 35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면 B차량은 A차량에 비해 12ℓ의 기름을 더 많이 써야 했고, 운전자의 피로도도 밤샘작업을 한 수준에 이르렀다.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사 장상호 박사는 "교차로가 많은 시내 주행에서 속도 위반 등으로 목적지까지 빨리 간다해도 정상 운행 차량보다 10분 정도 앞서갈 뿐"이라며 "위법 차량의 경우 자신의 목숨은 물론 타인의 목숨까지 위협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 한해 동안 대구시내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해 발생한 사고는 1만1천275건에 이르며 224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6천505건에 이르고, 안전거리 미확보 1천120건, 신호위반 1천34건, 중앙선 침범도 434건에 달했다.
대구시 교통정책과 홍성주 담당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앞서 가려고 서두르는 것보다 교통법규를 지키면 오히려 체증을 20%이상 줄일 수 있는 등 그 혜택이 모두에게 주어진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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