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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長 빚 몰랐던 유족에 "채무상속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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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보증을 섰던 가장(家長)이 숨진 뒤 원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은 경우 전후 사정을 모르고 있던 유족들에게 가장의 연대보증채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1부(김대휘 부장판사)는 25일 서울보증보험이 채무 연대보증인 이모씨의 유족들을 상대로 "이씨의 연대보증 채무를 대신 이행하라"며 낸 1억1천여만 원의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석유회사가 장비 리스계약을 체결하던 1997년 1월 개인 명의로 이 계약을 연대보증했지만 두 달 뒤 회사를 나와 다른 회사를 차렸고 그해 10월 사업실패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이씨 생전에는 리스료를 꼬박꼬박 낸 석유회사는 이씨 사망 후 사업악화로 리스료를 연체했고 결국 부도까지 나자 서울보증보험은 리스회사에 석유회사가 체납한 리스료 8천500여만 원을 대신 내준 뒤 이씨 유족들을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냈다.

이런 사실을 모르던 유족들에게 1심 법원은 "연대보증 사실이 인정된다"며 대신 빚을 갚도록 했고 유족들은 뒤늦게 한정승인신고(유산 범위 내에서 빚을 갚겠다는 신고)를 했지만 이미 신고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상 이씨의 연대보증 채무는 유족들에게 이전된다고 봐야 하지만 가장의 연대보증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해 한정승인 신고도 못했던 유족들이 뒤늦게 빚을 떠안는 것은 너무 가혹해 신의 원칙이나 공평의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고 밝혔다.

결국 재판부는 "유족들은 이씨가 생전에 지고 있던 빚을 갚을 의무는 있지만 '보증인 지위'까지 상속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씨가 사망하기 전까지는 연대보증 채무가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유족들의 채무는 면책된다"고 판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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