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한자-을지문덕 장군의 시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하고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라.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하니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라.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하였고,

오묘한 계책은 땅의 이치를 통달하였도다.

전쟁에 이겨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이 시는 고구려 장군 을지문덕(乙支文德)이 수(隋)나라 30만 대군을 맞아 살수(薩水)에서 싸울 때 적장인 우중문(于仲文)에게 보낸 한시이다. 겉으로는 우중문을 칭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적장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었다. 을지문덕이 이 시를 보낸 것은 우중문을 조롱하기 위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이 시를 보내고 적을 유인하여 승리한 전투가 바로 살수대첩이다.

581년 수 왕조가 생겨나면서 고구려와 수나라는 평화적 관계를 수립, 유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수나라가 남조의 진(陳)나라를 치고 통일제국을 수립한 뒤, 주변세력에 대해 압력을 가하면서 고구려의 영향권인 거란'말갈 등에까지 세력을 뻗쳐옴에 따라, 요서(遼西)방면으로의 진출을 노리던 고구려와 충돌하게 되었다.

612년(영양왕 23)에 수나라의 장군 우중문과 우술문(于述文)은 3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 침공을 감행하였으나 지휘부 내부의 불화, 물자부족 등으로 더 이상의 진군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들이 압록강 서쪽에 집결하였을 때, 을지문덕은 왕명을 받들어 거짓 항복을 청하여 적진으로 들어가 수나라군의 약점을 *看破(간파)하고 돌아왔다. 그 후 을지문덕(乙支文德)은 수나라 군을 내륙 깊숙이 유도하여 그들의 능력을 한계점에 이르게 한 뒤 거짓 항복을 하여 퇴각하게 하였다. 퇴각하던 수나라 군대가 살수에 이르렀을 때 미리 준비하고 있던 고구려군은 맹공격을 가하였고, 수나라 군사는 겨우 3천여 명만 살아남아 달아났다. 이를 '살수대첩'이라고 한다.

이 싸움에서 수나라는 고구려의 요하 서쪽 일부를 장악하는 데 불과했으며, 이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613년과 614년에 고구려를 다시 침공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고, 이로 인하여 수나라 내부에 *動搖(동요)가 일어나 패망을 재촉하게 되었다. 고구려도 되풀이되는 수나라의 침공을 격퇴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위치는 *伸張(신장)시켰으나 많은 국력소모로 뒷날 멸망에 이르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되었나. 을지문덕은 고구려 영양왕 때의 장군으로 용맹하고 지략이 뛰어났으며, 시문에도 능하였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 한자풀이

*策(꾀 책), 算(계산할 산), 云(이를 운)

*看破(볼 간, 깨뜨릴 파) : (상대편의 속내를) 꿰뚫어 보아 알아차림

*動搖(움직일 동, 흔들릴 요) : 움직이고 흔들림. 불안한 상태에 빠짐

*伸張(펼 신, 넓힐 장) : (물체의 크기나 세력 따위가) 늘어나고 펼쳐짐, 또는 늘이고 펼침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