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를 복원하는 것은 옛 선조들의 숨결을 되살리는 일이죠."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고서를 복원하고 있는 주진중(53·대구시 중구 봉산동 제일표구사 대표)씨. 20대 초반부터 30여 년간 표구에만 매달려온 주씨가 고서 복원에 전문적으로 나선 지 8년여째. 주씨가 고서 복원에 나선 동기는 단순하다.
고서 수집가들이 서울이나 타 지역으로 수리를 맡기러 가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
"고서를 복원하는 것은 표구 과정과 거의 비슷해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주씨는 "원본과 같은 색상의 종이를 찾아 고서를 현대에 맞게끔 재현하는 게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고서 복원은 배접(褙接) 이란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배접은 너덜너덜한 고서를 펴 놓은 상태에서 종이 재질이 같은 것을 골라 붙인 뒤 말린 상태에서 떼어내 원본과 똑같이 만드는 작업이다.
"처음 고서를 수리할 땐 손이 무척 떨렸어요.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문화재급도 있었지만 훼손된 고서를 신중히 다뤄 민족의 혼을 재생시켜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죠."
주씨가 지금까지 복원한 고서만도 300여 권에 이른다.
용비어천가, 해동가요, 청구영언, 사씨남정기 등 귀에 익은 책뿐 아니라 조선시대 서당에서 사용했던 사서삼경부터 고지도, 조선 초기 보물급 자료인 금속활자본에 이르기까지 망라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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