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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위기 학교에 희망을"…남부초교 위한 '작은 그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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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맞아 미술인·학부모 기금 마련 앞장

"고향의 작은 학교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은 작은 학교만이 할 수 있어요."

2일 오전 상주문화회관 지하 전시실. 작은 것을 가꾸고 지키려는 사람들의 '작은 그림전'이 시작됐다. 이 그림전에는 상주지역 미술교사·작가 등 미술인 23명이 4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상주 남부초교 학부모회 어머니들이 2일부터 6일까지 찻집을 열고 있다. 그림전과 찻집을 통해 마련된 기금은 작은 학교 살리기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주미술단체연합 황명옥(50·사벌중 미술교사) 대표는 "이농현상 등으로 농촌지역 학교들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작은 학교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지역 예술인들의 힘으로 학교를 지키기 위해 행사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초 몇몇 지역 미술인들은 전교생이 40여 명도 안 돼 폐교 위기에 부닥친 상주시 지천동 상주남부교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이 그림전을 기획하게 됐다. 미술인들은 상주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화폭에 담았다. 시골집 뒤켠의 장독대, 갑장산을 오르는 길섶 곁으로 흐르는 계곡, 아스팔트를 벗어난 한적한 흙길에 핀 이름모를 야생화 등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화폭에 담아 왔다.

상주남부초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체험과 특별활동으로 '아이들이 가고싶어 하는 학교'로 자리 잡으면서 학기 초만해도 40여 명에 불과하던 전교생이 도시지역 아이들이 전학을 와 72명으로 늘어났다. 작은 그림전을 마련한 미술인과 학부모들 중에도 아이들을 전학시켜 학교 살리기에 함께 나서기도 했다. 이경재 교사도 자신의 첫째 유진(5년)이와 둘째 유민(1년)이를 도심의 초등학교에서 전학시켰다. 학부모 엄순화(37)씨도 둘째 아이 승은(1년)이를 올해 입학시키면서 첫째 지은(3년)이를 시내 초교에서 옮겨왔다.

그림전을 기획한 이경재(43·상주중 미술교사)씨는 "초등학교는 그 지역민들의 삶과 문화를 함축하고 있는 공간이다"며 "작은 학교들이 사라지는 것은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사진 : 작은 그림전을 마련한 상주지역 미술인들과 상주남부초교 학부모들. (사진 앞줄 제일 오른쪽이 황명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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