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웃자란 계절…공포영화가 왔다

공포 영화가 계절을 앞질러 찾아 왔다. 흔히 공포영화라면 여름이 제격이다. 하지만, 올해는 봄도 다하지 않았는데 공포영화가 극장가를 두드렸다. 제철을 피해 개봉했거나 예정(4~6월)인 공포영화는 5편에 이른다. 제철인 여름까지는 10여 편의 공포 영화가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채비를 차리고 있다. 올해 공포 영화의 특징은 속편이나 리메이크 작품이 많은 것.

지난달 29일 가장 먼저 개봉된 '착신아리2'(츠카모토 렌페이 감독)는 '링' '주온' 등에 이어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수출한 '착신아리'의 속편이다. '착신아리(着信あり)'라는 말은 '메시지 도착'이라는 의미의 일본어. 영화는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휴대전화를 통한 공포를 그렸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휴대전화 기술에 힘입어 단순한 음성, 문자 메시지를 넘어서 동영상을 통해 움직이는 공포를 전달하는 등 업그레이드됐다. 공포의 형식은 1편과 그대로다.

죽음을 알리는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리 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전화는 바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걸려오는 것. 몇 분 혹은 몇 시간 후 죽는 순간이 휴대전화로 전달된다. 영화는 허술하다. 악령들이 복수의 대상을 선택하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공포감도 덜하다는 평.

20일 개봉되는 '하우스 오브 왁스'(로버트 저메키스 감독)는 주말 여행을 떠났다가 살인마의 표적이 돼 끔찍한 공포를 겪는 여섯 명의 십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밀랍 전시장에 전시된 전시물들이 살아있는 사람을 밀랍 인형으로 만든 것이었다는 스토리가 충격적이다. 할리우드 가십난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힐튼 호텔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오는 26일 개봉될 '그루지'(시미즈 다카시 감독)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 '주온'이라는 비디오 시리즈와 영화로 출시돼 일본 열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작품. '그루지(The Grudge)'는 일본 공포 영화 '주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 오리지널판 '주온'의 감독 시미즈 다카시가 자리를 미국으로 옮겼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새러 미셸 겔러(카렌 역)가 교환 학생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겪는 공포 체험극이다. 교환 학생으로 일본에 머무르던 카렌이 친구 요키를 대신해 노파 엠마의 간병인으로 자원봉사를 나간다. 지나치게 고요한 집이 배경이다. 미국 개봉 때 너무 잔혹하다는 비판으로 편집된 5분 분량이 '디렉터스 컷'으로 되살아났다.

6월 3일 개봉될 '링2'(나카다 히데오 감독)는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일본판 '링'시리즈를 2002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전세계적으로 2억5천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한 '링'의 속편.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레이첼(나오미 왓츠 분)은 아들 에이단(데이비드 도프맨 분)과 함께 오리건주에 있는 작은 해변 마을로 이사를 하지만 끝난 줄로만 알았던 링의 저주는 그 마을에서도 시작된다는 줄거리.

6월23일 개봉 예정인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마이클 베이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호러무비. 지난 1974년 14만달러라는 저 예산으로 6주 만에 제작돼 2천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렸던 토비 후퍼 작 '텍사스 살인마'의 리메이크 작이다. 확실한 체감공포를 만들기 위해 실화를 기초로 하고 이를 예고편과 증거물 공개를 통해 홍보했지만 어디까지가 실화고 어디까지가 픽션이냐는 것이 미국 관객들의 반응.

미국에서 4월 둘째주 개봉됐던 '아미티빌의 공포'(앤드류 더글라스 감독)는 국내에서는 7월 1일 개봉된다. 개봉 첫주 반짝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곧이어 2위, 4위로 떨어졌다. 1979년 스튜어트 로젠버그 감독의 동명 영화 '아미티빌 호러'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살인사건이 난 집에 이사 온 가족에게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귀신들린 집이 배경으로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일 년 전 끔찍한 집단 살인이 벌어졌던 장면과 목소리에 의해 고통을 받는 커플이야기다. 이 밖에도 올 여름에는 '여고괴담4' '가발' '분홍신' 등 대작 공포영화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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