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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TV끄고 촛불을 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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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라이프'(Slow life)의 저자인 한국계 일본인 환경운동가이자 문화인류학자 쓰지 신이치(한국명 이규:李珪) 교수가 13일 방한, 환경재단 등이 주최하는 강연회에 참석했다.

"모든 사물과 생물엔 각자의 시간이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경제의 시간이 이를 좀먹고 있는 게 큰 문제지요"

그는 "바닷물이 증발해 구름이 되고 비가 내려 땅속으로 스몄다가 강으로 흘러 바닷물이 되듯 모든 것엔 각자의 시간이 있는데 인간의 '경제의 시간'에 맞추다 보니 댐을 억지로 만들어 자연의 시간을 어기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의 시간은 가속화하는 성질이 있어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해야 경쟁에서 이기는 '악순환'의 구조라는 게 신이치 교수의 지론이다. 경제의 시간이 지배하는 근대 문명은 '빨리빨리'라는 악령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것.

이렇게 자연의 시간을 경제의 시간에 끼워 맞추면 어떻게 될까. 그는 좁아 터진 양계장에서 길러지는 닭의 예를 들었다.

뒤도 돌아보지 못하는 닭장에서 자란 닭은 점점 성격이 포악해져 옆에 있는 닭을 부리로 쪼아 상처 내고 죽이는 비참한 삶 아닌 삶을 살고 있다. 인간은 그것을 막으려고 닭의 부리를 잘라내는 반자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경제의 시간에 맞추려다 보면 양계장의 닭처럼 불안정해지고 폭력적으로 변질된다"며 "이를 막으려고 부리를 자르는 대책을 세우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인간의 시간'을 되찾기를 강조했다.

그는 또 식탁에서 전깃불과 TV를 끄고 촛불을 켜라고 주문했다.

"요즘 가족의 식탁의 중심엔 TV가 있지요. TV를 왜 못 끄나요. TV를 끄면 참기 힘든 침묵이 흐르기 때문인가요. 그런 가족이라면 차라리 해산하는 게 낫죠" 식탁에서 TV와 전깃불을 끄면 식탁에 오른 생물이 지닌 순환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나를 현재에 있게 한 과거의 사람과 나를 이을 미래의 사람까지 사유할 수 있다는 것. 쓰지 교수는 "'슬로 라이프'는 '느린 삶'이라는 뜻이 아니라 '삶은 느리다'(Lif e is slow)라는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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