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까지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고3 딸아이를 하루도 빠짐없이 데리러 가는 아버지가 있었다.
날씨가 쌀쌀해진 어느 날 아버지의 가슴에 못을 박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날도 자정 가까이 학교 정문 앞에 차를 세우고 딸아이를 기다려 태웠다.
늦은 공부에 지친 아이는 조수석에 타자마자 잠에 빠져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는 동생을 태워야 했다.
선잠에 빠진 딸아이가 추울까 염려되어 자동차의 시동을 켠 채 건물에 뛰어 올라 아들을 데리고 내려왔다.
잠깐 사이 자동차가 없어졌다.
자동차와 함께 딸아이가 납치된 것이다.
하늘이 무너졌다.
경찰에 신고를 하고 밤이 새도록 여기저기 넋을 잃은 채 찾아 헤맸다.
새벽녘 어느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무참하게 살해된 딸을 발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웬만한 사건에 단련된 필자의 심장도 분노에 떨렸다.
안타깝게도 사건 후에 무심히 내린 새벽 비가 사건 현장의 모든 단서들을 쓸어 버렸다.
성폭행, 더구나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은 파렴치한 범죄이다.
최근에 재판부에서도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인에게 법정 최고형이 내려지고 있다.
그러나 부족하다.
선진국과 같이 20년 이상 중형을 내려 철저한 응징을 해야 한다.
미성년자에 대한 범죄는 공소시효도 폐지해야 한다.
하늘 끝까지라도 추격해 엄한 응징을 한다는 사회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
성폭행 사건도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초동수사에서 물증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성폭행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이 미비한 관계로 물증확보가 매우 어려웠다.
특히 어린이인 경우 진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증거 부족으로 범인을 처벌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다행히 여성부에서 지원하는 성폭력전담센터가 대구에 설립된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응급의료처치, 피해자의 인권보호 조치, 법의학적 증거 확보, 의료지원, 법률적 지원, 그리고 정신과적 상담치료를 통해 후유장애 없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정부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전문가들의 협조적인 접근 방식으로 초기에 신속하게 대응해 철저한 증거확보로 범인을 검거하고 철저히 응징해 이 땅에서 파렴치한 범죄가 사라지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폭력의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자녀를 교육하고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나 여자가 집에 혼자 있을 경우 낯선 사람이 방문하면 함부로 문을 열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범인이 우편물을 통해 알게된 어린이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거나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거짓말을 할 경우에는 속기 쉽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하여 현관의 우편함도 우편물을 남이 볼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하여야 한다.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세심한 조치와 교육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채종민(경북대 의대 법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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