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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고 역경 딛고 이웃 봉사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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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여인상' 대상 칠곡 안복희씨

"농촌으로 시집오기전까지는 쌀이 쌀나무에서 열리는 줄로만 알았던 전형적인 서울내기였죠."

경북도 새마을부녀회 주관 제2회 새마을 여인상에 안복희(50·칠곡군 왜관읍 매원1리 새마을부녀회장)씨가 대상을 받았다. 안씨는 시상식이 열린 영천시민회관에서 도내 800여 명의 새마을 부녀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인생역정을 소개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안씨는 서울에서 고교 졸업후 직장을 다니던중 1989년 친구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농촌에서 살자"면서 청혼한 남편만 믿고 칠곡군 왜관으로 무작정 내려왔다. 안씨의 신혼생활은 생활환경도, 말씨도 모두 낯설었고 팔순의 시할머니와 시부모, 시누이와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난생 처음으로 모내기를 해보면서 농사일을 익혀갔고 거동이 불편한 팔순의 시할머니를 매주 읍내 목욕탕에 업고가 목욕을 시켜드리면서 적응해나갔다. 그런던 어느날 남편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안씨의 역경은 시작됐다. 철강회사에 다니던 남편이 작업도중 쇳물이 쏟아져 얼굴과 입에 들어가 큰 화상을 당한 것.

남편은 1년이 넘는 병원생활에 두 번의 얼굴성형과 식도 이식수술을 받는 등 9개월 동안 중환자실 신세를 졌다. 결국 왼쪽 시력을 잃고 두 대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그때 저에게는 눈물도 사치였습니다." 안씨는 남편의 사고로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농사라는 것이 열심히만 한다고 소득이 많이 오르는것도 아니어서 시어머니도 식당일을 나가는 등 어려운 살림살이가 계속됐다.

세월이 흘러 남편의 건강도 점차 회복되고 가정형편도 안정돼 가던중 예쁜 딸아이까지 태어나는 경사를 맞았다. "슬픔만 계속될줄 알았던 우리집에 딸아이의 탄생은 역경을 이겨나갈수 있는 활력소였습니다."

딸이 중1학년때 우연히 아빠의 장애인 카드를 보게됐다. 안씨는 딸이 친구들에게 창피를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돼 아빠가 장애인이란 사실을 숨겨왔다. 그러나 딸은 "아빠는 가족을 위해 일하시다 사고를 당했는데 창피해 할 일도, 숨길일도 아니다"며 도리어 엄마를 위로해 줬다.

안씨는 2000년부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마을사람들이 새마을 부녀회장으로 추대해 새마을 부녀회 일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회원들과 함께 매년 5월이면 동네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베풀고, 겨울이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장을 담그고, 사랑의 집 고쳐주는 일에 또다른 기쁨을 느꼈다. 5년동안 부녀회장을 이어오면서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욱 크다는 것을 체득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안씨는 "그동안 힘든 일,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이제는 농촌사람의 며느리로, 아내로 그리고 어머니로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겠다"며 행복한 웃음을 띠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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