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 통합·조정 '극심한 진통'

대학들이 학교간 통합이나 학과 조정을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21, 22일 실시예정인 경북대와 상주대간 통합은 상주대 학부모 모임인 기성회와 총학생회까지 찬반 투표권을 요구, 두 대학간 통합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조교, 기성회 직원, 비정규직 노조까지 투표권을 요구 중인 경북대도 총학생회가 통합찬반투표 원천봉쇄를 예고하고 있다.

경북대 한 명예교수는 "학생이나 학부모도 통합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통합을 무산시키거나 찬성을 유도하려는 생각은 지나치다"며 "당장의 손해보다는 학교 장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모든 국립대학이 법인화한 일본의 이시 히로미츠 전 국립대 협의회 부회장은 "국립대 법인화는 어린 아이에게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하라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대학에게는 충격파다. 학생수 격감, 대학간 국제경쟁 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대학을 자주 방문하는 경북지역 전문대 학장은 "중국은 '211공정'으로 200여 개 대학을 줄이면서 21세기에 100개 대학 중심으로 집중육성하고 있다"며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국가차원에서 주도하는 중국에 두려움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무용학과 편제 조정을 하고 있는 영남대는 무용학과 학생들이 16일 현재 4일째 총장과 대치하며 학과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 대표인 안재연(26)씨는 "학과가 독립한 지 4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한번 더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며 "매년 수백만 원씩 자녀에게 투자한 학부모님들의 심정도 이해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영남대 우동기 총장은 "무용학을 전공할 고교 1학년생은 30여 명도 채 안 되는데 이를 대구지역 3개 대학에서 나눠 받아야 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무용학 전공을 체육학부 소속으로 두는 대학이 많은데 이를 학부모들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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