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소나기 전설(2)

소나기에 대한 전설(傳說)이 하나 더 있어.

그 무엇이냐? 말하자면 '소나기 전설 투(two)'야, 투우! 하하하!

옛날 어느 곳에 몹시 심한 가뭄이 들었더래. 물이 말라 논밭은 타들어 가고 곡식은 말라갔지. 그곳 마을 앞에 큰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한 농부가 소를 몰고 그 나무 그늘로 들어오며 투덜거렸어.

"아, 오늘도 비는 내리지 않을 것이고 논밭은 갈라지니, 무얼 먹고 올 한 해를 넘기나? 아이고!"

그러자 그늘 밑에 미리 와 있던 노(老)스님이 말했지.

"걱정 마시오.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으니…."

그러자 농부는 화를 내며 말했어.

"예끼, 여보시오. 듣기 좋으라고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하지 마시오. 나는 지금까지 비가 온다는 소리를 여러 수백 번도 더 들었소. 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소."

"어허, 그렇지만 오늘은 꼭 비가 내릴 것 같으니 조금만 더 참아 보시지요."

"나 원 참! 비가 오지 않을 거래도 자꾸 그러시네. 그렇다면 어디 내기를 합시다."

"좋소. 내기를 합시다."

이리하여 농부와 스님은 비가 온다 안 온다 하며 내기를 하게 되었지. 농부는 소를 걸었고, 스님은 등에 지고 있던 바랑 속의 곡식을 내놓았지.

그런데 어떻게 되었을 것 같니?

그래, 잠시 뒤에 정말로 거짓말같이 비가 좍좍 쏟아졌어.

깜짝 놀란 농부가 물었지.

"스님, 도대체 비가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소? 혹시 요술을 부린 게 아니오?"

"어허, 멀쩡한 사람이 어떻게 요술을 부린단 말이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쨍쨍한 하늘에서 비가 쏟아질 수 있단 말이오?"

스님은 대답 대신 빙그레 웃기만 했어.

너는 스님이 어떻게 비가 올 줄 알았다고 생각하니?

한참 뒤 스님이 입을 열었지.

"제 옷을 만져보고 대충 짐작했다오. 저는 먼길을 다니느라 땀을 많이 흘린답니다. 그래서 제 옷은 늘 땀에 젖어 있지요. 날이 가물면 땀이 말라 소금기가 꺼칠꺼칠해지는데 비가 올 때쯤이면 습기 때문에 눅눅해지지요. 그래서 대충 짐작할 수 있다오."

"아!"

농부는 그만 풀이 죽어 소를 내밀었지.

스님은 소를 어떻게 했을 것 같니?

응, 네 생각대로 스님은 농부에게 소를 돌려주며 말했어.

"산중에서 살아가는 중에게 소가 무엇에 쓰이겠소. 몰고 가셔서 농사나 잘 지으시오."

이때에도 소를 걸고 내기를 하는데 비가 내렸다 하여 '소내기 비', '소낙비'라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소나기'로 부르게 되었다고 해. 하하하!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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