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흙탕물로 오염된 안동 임하댐 물을 안동~영천 도수관로를 통해 영천댐으로 흘려보내자 영천시 자양면 주민들이 "생태계 파괴와 자연경관을 해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자원공사 포항권관리단이 건기인 올 봄에는 전혀 통수를 하지 않다가 최근 내린 장마로 상류인 임하댐 물이 혼탁해지자 흙탕물을 하류인 영천댐으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하류인 금호강의 유지수 공급을 위해 하루 28만t의 임하댐 물을 영천댐으로 흘려보내고 있으며, 공급된 영천댐 용수는 금호강 하천 유지수로 하루 4만5천여t, 포항지역의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로 30만t이 각각 공급된다.
임하댐 물이 영천댐으로 통수된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8개월 만이며, 물의 탁도는 60~100NTU(물의 탁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홍수 때 황톳물 정도 수준이다. 통수 3일째인 14일 도수로를 통해 영천댐으로 흘러들어온 임하댐 물은 누른빛을 띠며 금세 영천댐을 흙탕물로 바꾸어버렸다.
주민들은 최근 장마로 인해 영천댐 상류에서 하루 수백만t의 물이 자연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이 물로도 금호강 유지수는 충분하다며 수자원공사가 하천 유지수를 들먹이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임하댐~포항 도수로가 있어 곧바로 공급이 가능함에도 수자원공사가 무리해서 흙탕물을 영천댐으로 흘려보내는 것은 흙탕물의 정화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영천댐에서 침전 과정을 거친 뒤 저렴한 비용으로 포항지역에 공업용수와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천댐 피해대책위원장 정모씨는 "흙탕물 유입으로 농작물에 큰 타격을 받게 되고 영천댐 일대 보현산 지역의 수려한 경관이 흙탕물로 인해 볼품이 없어졌다"면서 "수자원공사로부터 납득할 만한 수준의 대책과 피해 보상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측은 "임하댐 상류의 토질로 인해 탁한 용수가 공급된다"면서 "영천댐의 담수량이 적어 금호강 등 하천유지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통수가 시작됐으며, 당분간 통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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