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대형 아파트 공급과잉

내년 집중 입주…집값 하락 오나

대구에 중대형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다. 2002년 이후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가 집중 공급된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수성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지을 부지가 바닥나자 주택업체들이 땅을 비싸게 산 뒤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중소형보다는 중대형 위주로 아파트를 지으면서 갈수록 중대형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간 중대형 과잉공급으로 머지않아 가격하락세나 역전세난 등이 나타나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경제 양극화로 중하류층이 붕괴되는 반면 신규 창출은 안되고 있는 데다가 경기가 빠른 속도로 좋아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 수요자는 공급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얼마나 공급됐나?= 올해 들어 현재까지 수성구에 공급된 아파트 5개 단지(100가구 내외 소규모 제외) 2천531가구를 평형대로 살펴보면 40평형대 866가구, 50평형대 369가구, 60평형대 50가구, 70평형대 4가구 등으로 중대형이 절반을 넘어선 1천289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달서구에서는 670가구(대곡역 화성파크드림) 중 108가구, 달성군에서는 605가구(죽곡 한라하우젠트) 중 118가구가 40평형대였다.

이에 앞선 2002년에는 대구시내 전역에서 △40평형대=수성구 526가구, 달서구 266가구, 북구 1천722가구, 동구 203가구 등 2천717가구가 공급됐고 △50평형대=수성구 444가구, 북구 219가구 등 663가구 △60평형대=수성구 293가구, 달서구 70가구, 북구 42가구 등 405가구가 분양됐다.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가 3천785가구나 공급된 것이다.

또 2003년에는 IMF(1997년)이후 가장 많은 9천72가구의 중대형 아파트가 공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0평형대(6천216가구)=수성구 3천734가구, 달서구 785가구, 북구 732가구, 동구 460가구, 중구 376가구, 남구 70가구, 서구 7가구, 달성군 52가구 △50평형대(1천895가구)=수성구 965가구, 달서구 219가구, 북구 248가구, 동구 50가구, 중구 376가구, 남구 37가구 △60평형대(961가구)=수성구 477가구, 달서구 88가구, 북구 174가구, 동구 62가구, 중구 160가구 등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40평형대=1천900가구(수성구 352가구, 달서구 906가구, 북구 142, 동구 316, 남구 68, 달성군 116가구) △50평형대=627가구(수성구 190가구, 달서구 437가구) △60평형대=36가구(수성구) 등으로 중대형평형대 공급량은 2천563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를 집계할 때 지난 2002년부터 올 들어 현재까지 대구에 공급된 아파트 중 40평형대는 1만1천925가구, 50평형대는 3천554가구, 60평형대 이상은 1천456가구로 40평형대 이상 평형대가 1만6천935가구나 된다. 이는 1년간 대구의 아파트 신규 공급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부작용은 없을까?= 이 같은 중대형 공급현황을 놓고 볼 때 2003년 다량 공급된 아파트에 대해 신규 입주가 이뤄지는 2006~2007년이면 과잉공급에 의한 부작용들이 곳곳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2002년 말부터 2003년 초에 이르기까지 대구 최대단지(3천240가구)로 40평형대 이상이 전체 가구 수의 절반이상인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대구시내 전역의 넓은 평형대 아파트가 잘 팔리지 않거나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중대형 아파트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 황금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롯데캐슬골드파크'에 대한 입주가 이뤄질 경우 이 같은 주변지역의 대형 평형대 찬밥신세 현상은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 아파트의 경우 40평형대 1천615가구, 50평형대 288가구, 60평형대 245가구나 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게 부동산업계 시각이기도 하다. 따라서 실수요가 아닌 투자를 위한 경우라면 중대형 평형대를 선택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사진: 최근 아파트를 분양하는 주택업체들이 너도나도 중대형 위주로 단지를 배치하고 있다. 2002년부터 올해 들어 현재까지 대구에 공급된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는 무려 1만7천 가구에 이른다. 이들 신규 아파트가 집중 입주하는 내년부터는 중대형 공급과잉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은 한 아파트의 50평형대 모델하우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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