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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땅값 투기 바람 이후…"이참에 논·밭 팔아 빚갚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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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남정면의 김모(64)씨는 남정농협으로부터 빌린 5천만 원을 이달 초에 갚았다. 장사리 마을 앞에 있는 자신의 논이 외지인에 팔려 목돈이 생겼기 때문.

농협 대출금 이자 갚느라 늘 걱정이던 김씨는 논 2천여 평이 최근 닥친 부동산 바람으로 10만 원으로 급등하자 팔아치웠다. 김씨는 "다소 아쉽지만 10여 년 동안 부담이 되던 빚을 갚고 나니 요즘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 지역의 부동산 값이 폭등하면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자 농협 등에 대출금 상환이 잇따르고 있다. 126억 원을 대출한 남정농협 경우 3월부터 현재까지 10억여 원이 상환됐다. 남정농협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대출금이 늘어날 시기인데 최근 논 밭과 임야가 팔리면서 대출자들이 빚을 갚아 대출금 규모가 줄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대출금 상환은 지난 5월 이후 울산 등지의 돈이 유입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져 땅값이 폭등한 영덕읍과 영해·병곡면 등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현상은 포항도 마찬가지다.

520억 원을 대출한 흥해농협 경우 지난해 40억 원이 상환됐는데 흥해 일대는 지난해부터 포항지역 땅값 상승을 주도해, 투기지역으로 묶이기도 했다.

경북 동해안 지역의 땅값 폭등 뒤 소유 부동산을 처분해 수십억 원을 손에 쥔 농민도 속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 4월 임야 3만여 평을 판 흥해읍의 한 농민은 40여억 원의 현금을 쥐었고 흥해읍 일원 경우 올 들어 10억 원대 부자가 생겨났다.

상대적 박탈감도 없지 않다. 몇 년 전 논을 처분, 농협대출금을 갚은 흥해읍 이모(59)씨는 "왜 헐값에 부동산을 팔았는지 지금 가슴을 치고 있다"고 했고, 김모(63)씨는 "비슷한 형편의 이웃집이 부동산으로 목돈을 만져 농사일을 접기로 한 것을 본 후부터 허탈감이 밀려 와 한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영덕 달산·지품·창수 등 오지농민들은 "부동산 가격상승은 해안가 이야기일 뿐 여기는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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