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가가 좋아한 풍경-사진작가 장국현의 '설악산 신선대 운해'

신선대에서 신선세계를 본다.

백두대간의 등뼈인 설악산 공룡능선에 해무(海霧)가 밀려와 모이면 신선세계를 이룬다.

설악산 운해의 제일로 손꼽힌다.

여름에 북쪽 오호츠크 해협에서 찬 고기압이 한반도를 내려오면서 바다의 물안개를 밀고서 내려 올 때가 가끔 있다.

이 해무가 외설악 공룡능선에 눈같이 쌓이면 범봉, 세존봉 등 침봉을 오르내리고 휘감는 모습은 그야말로 선경이다. 보통 운해와는 전혀 다르다.

고기압이 세면 해무가 넘쳐 공룡능선을 넘어 안개폭포가 되어 내설악으로 내려와 다시 용아장성(용이빨)으로 접근하여 춤을 추는 모습은 산의 정기를 보는 듯하다.

이런 비경을 본 사람은 보았으므로 말할 수 없고(말로는 표현할 수 없으니까) 보지 못한 사람은 신선세계를 느끼지 못했으니 말 할 수 없다.

이를 보기가 가장 좋은 곳이 신선대인데, 험한 설악산을 걸어서 8~10시간은 족히 올라야 한다.

수 년동안 설악산을 올라갈 때 마다 이런 비경을 보기 위해 여러 날을 기다려 보지만 이런 장면을 사진에 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산과의 일체감, 기후에 대한 오랜 체험과 예술의 영감을 터득하면 정확하게 만날 수 있다. 마음이 어느 것에도 걸리지 않고 고요하고 적적한 신선의 마음이 되면 신선세계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고통은 집착하는 마음에서 생겨난다. 글·사진 장국현

설악산 운해-린호프, 조리개 F16, 노출 1/60·22, 슈나이드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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