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혼자 잘살겠다며 '공인' 내세우다니

건강보험의 근본 정신은 상부상조다. 어려울 때 서로 돕자는 정신이다. 그런 점에서 고소득 인기인과 전문직 종사자의 건강보험료 체납과 소득 축소신고는 '서로 돕고 사는' 근본 정신을 부정하는 행위다. 많이 벌고 많이 가지고서도 저 혼자만 잘살겠다며 보험료 부담을 덜 가진 사람들에게 떠넘기는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탤런트'영화배우'스포츠 스타 등 인기인과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의 실소득이 일반인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고 체납에는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만원 버스에 시달리며 만 원짜리 한 장에 움츠러드는 샐러리맨과 서민들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고급 차를 모는 인기인과 전문직 종사자의 소득 신고나 보험료 체납을 이해할 수 없다. 서민들의 눈에 그들의 행태는 엄살과 욕심일 뿐이다.

게다가 인기인이나 전문직은 대중의 관심과 그 바탕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가. 제 필요할 때는 공인임을 자처하며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그들이 능력껏 모아 어려울 때를 대비하자는 사회 보장 제도를 외면하고서야 어찌 공인이며 인기인인가. 전문직 종사자가 샐러리맨보다 낮은 소득을 신고하고 그마저도 내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을 공인으로, 사회 지도층으로 인정하겠는가.

건강보험공단이 소득축소탈루심사위를 구성, 의심이 가는 전문직 종사자에게 세무조사를 받게 한다는 계획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내달부터 전국으로 확대 가동되는 건보료 고액 체납자 관리 전담팀의 활동도 유명무실해서는 안 된다. 형평성이 인정되지 않는 보험료 부과나 가진자의 보험료 체납은 사회 보장 제도로서의 건강보험을 멍들게 한다. 이 제도의 성공은 보장이 필요한 서민들의 인정과 이해가 전제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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