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용이냐? 나 누이야?, 정말 갑용이 맞아?", "응!"
"형님! 화면상이지만 절 받으세요!", "그려, 반갑다"
15일 오전 8시 대구 중구 달성동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2층 임시 화상상봉장. 6.25전쟁이 발발하고 2개월쯤 지나 헤어진 두 남매 이연화(82.여.경기도 이천시)씨와 리갑용(76.북한측)씨가 55년만에 50인치 TV화면을 통해 다시 만났다. 이연화씨의 아들, 딸과 사촌 2명도 함께 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외삼촌과 사촌형인 갑용씨와 혈육의 진한 정을 나눴다.
1950년 8월20일 북한군이 마을로 내려와 남동생 갑용씨를 데려간 뒤 연화씨는 남동생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간 이산가족 상봉신청조차 않았다.
하지만 보름전 쯤 남동생이 북한에서 먼저 이산가족 화상상봉 신청을 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화씨는 "살아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얼굴조차 가물가물한데 2시간동안 무슨 얘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긴장했다.
이연화씨의 아들 성기열(59), 딸 성기분(54)씨도 화면을 통해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쳤다. 현재 경기 이천에 살고 있는 연화씨 가족은 구미가 고향으로 주소지가 이 곳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날 대구에서 화상상봉을 했다.
이날 이산가족 첫 화상상봉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등 7개 대한적십자사 지사를 통해 이뤄줬으며 40쌍의 가족이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대구에서는 김개봉(남)-김경식(북), 손옥이(남)-손남수(북), 최금안(남)-최 윤(북)씨 등 4쌍의 가족이 2시간씩 화상을 통해 만났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 : 15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이산가족 화상상봉장에서 화면에 북쪽에 사는 리갑용씨가 나오자 남측의 누나 이련화씨(오른쪽 두번째) 가족들이 반가움과 안타까움 속에 55년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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