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배우 되고파"

화제작 '외출'(감독 허진호, 제작 블루스톰)이 23일 국내외 언론에 첫 공개된 가운데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스타' 배용준에게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배용준은 쇄도하는 질문에 일일이 신중하게 답변을 했다. 국내외 언론 1천명이 참석한 현장에는 허진호 감독과 주연배우 배용준, 손예진이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허진호 감독과 작업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는가.

▲이번 작업은 허진호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에 대한 도전이었다. 지금까지 시도하고 싶었지만 해볼 수 없었던 작업 스타일에 대해 경험해보고 싶었다. 물론 나와 정말 안 맞는 부분도 많았지만 작품을 마친 지금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앞으로 하는 작품들을 통해서도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배용준 이하 배)

--극중 '인수'의 슬픔이 상당히 깊게 표현됐는데 어떤 심경으로 연기했나.

▲정말 슬펐는데 그렇게 느끼고 알아줘서 고맙다. 이번 작품은 마치 내가 실제로 체험했던 일들을 공개해버리는 느낌이 들어 부끄러운 마음도 든다. 내가 직접 그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 인물이 돼 느끼고 표현해야 했다. 인수라는 인물과 배용준을 동일하게 생각해도 괜찮을 듯 하다.(배)

--영화에 대한 기대와 화제가 연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무엇보다 '외출'이 아시아에서 동시 개봉하는 것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은데 앞으로 아시아 문화가 활발한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영화들이 동시 개봉될 수 있어야 한다. '외출'이 그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배)

--일본 팬들도 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을 손가락을 꼽아가며 기대하고 있다. 베드신을 굉장히 두근거리며 봤는데 영상미를 추구해 안심했다. 베드신에 대해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우선 아름답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감독님도 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다. 여러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사랑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외출'을 안심하고 보기를 바란다.(웃음, 배)

--강도 높은 베드신은 처음인 것 같은데 찍을 때 소감이 어땠나.

▲'외출'은 결혼한 남녀의 사랑이라 육체에 대한 부분이 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감독님 역시 나랑 같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찍으면서 그런 감정들이 힘들었다. 서영과 인수가 그 순간에 몰입하기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9시간에 걸쳐 찍었는데 영화를 봤을 때 다행히 인수와 서영의 느낌이 좋았던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손예진, 이하 손)

--정적인 연기가 도드라졌다. 힘들지 않았는가.

▲대사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에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표현해야하는 경우가 많았고 롱테이크가 많았다. 자칫하면 루즈(loose)할 수 있어 좀더 디테일한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손)

▲대사가 절제돼 있었던 것은 정말 대사가 없었기 때문이고 많은 말들을 하고 싶었지만 구체적인 대사와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웃음) 하지만 그런 점들이 감독님 작품의 매력이고 특징인 것 같다. 정말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도 많이 받았다. 거짓말을 하나도 안 한 연기라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다. 정말 그 순간을 진실하게 받아들이려고 했다.(배)

--술 마시는 장면에서 실제로 술을 마셨는데 어땠는가.

▲영화 찍으면서 술을 마신게 처음이었다.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데 리얼리티를 위해 마셔야한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옆에서 같이 드셨다. 덕분에 즉흥적인 대사가 많아 리얼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손)

▲그 장면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현장에서 상황과 대사들이 주어졌기 때문에 서영이 내게 무슨 얘기를 할 지 모르고 한 연기여서 내 반응들이 생생하게 찍혔다.(배)

--엔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했던 것 같다. 난 두 사람이 다시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것은 관객 개개인의 생각에 따라 해석이 다른 것 같다.(손)

▲손예진씨와는 반대로 영화가 좀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만족스럽다.(배)

--촬영현장에서 분위기가 어땠는가. 워낙 내용이 심각하긴 하지만 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가.

▲소재가 너무 심각해서 현장도 많이 심각했던 기억이 난다. 전체적으로 깊은 갈등으로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 정말 힘들었던 기억밖에 안 난다. 감독님이 현장에서의 생생한 느낌을 좋아해서 배우 둘 한테 다 지시하지 않고 어떤 때는 나, 어떤 때는 손예진씨 한테만 지시를 한후 상대 배우의 생생한 반응을 잡으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반응들이 나왔다.(배)

--마지막으로 인사를 해달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외출'이 끝났다. 역시 연기자들은 영화찍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지 않나 싶다. 이제 여러분들의 평가를 기다리게 되니까 '외출'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손)

▲오늘 영화를 보니까 좋은 연기자들과 같이 작업해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고 고생한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허)

▲솔직히 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여러분과 편안하게 대화한 것 같아 기쁘다. 사랑의 색다른 감정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