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부터 벌인 대학 비리 일제 단속 수사에서 전국 12개 대학의 87명을 적발, 30명을 구속했다고 검찰이 어제 발표했다. 교수직'학위 장사, 연구비'인건비 횡령, 기자재 구입 뇌물 수수 등 그 유형도 다양해 상아탑의 썩은 모습을 그야말로 다각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더구나 총장'재단이사장'교수가 입건자의 72%에 이른다니 기가 찬다.
대학들이 돈을 받고 교수직이나 학위를 팔고, 공금을 '눈먼 돈' 쯤으로 여겨 왔다면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안겨주는 행태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썩은 돈 냄새'가 진동하는 대학의 도덕적 해이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대 총장 등은 교수 지원자 42명으로부터 무려 39억8천만 원을 챙겼고, 경기대 총장은 교수 채용 때 1억 원을 받았으며 공금도 78억 원이나 횡령했다고 한다. 동해대 총장은 5년 간 공금 319억 원을, 김포대 전 이사장은 5억을, 강원도립대의 한 교수는 3명에게서 2천500만 원을, 전남대의 한 교수는 8명에게 5천3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광대 한의대 교수 등도 대학원생 26명에게 3억6천700만 원을 받고 석·박사 학위를 팔았으며, 서울대 공대 교수 2명은 대학원생 인건비나 연구비를 각각 2억여 원과 15억여 원을, 강원도립대 교수 3명은 2억여 원을 빼돌렸다고 한다.
대표적인 경우만 열거했으나 과연 성한 대학이 얼마나 될지, 행여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게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지경이다.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과 그 구성원들이 양심을 포기하고 돈에 눈이 어둡다면 참담한 일이다.
양심적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인재를 키우는 대학과 교수들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환부는 하루빨리 도려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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